뉴스나 인터넷 신문 보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 언론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풍 볼라벤이나 덴빈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산바'의 위력이나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나마 좀 쓸 만했다고 생각한다.

요즘 인터넷 신문이나 방송의 기사들은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다.'묻지마 살인'이나 성폭력, 가족 간의 살인, 자살 등.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해 본다. 왜 하필 대선을 앞두고, 정권이 교체되어야 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hot한 기사들이 연일 이슈가 되고, 우리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지. 대선을 앞두고 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에서 왜 정치가 아닌 이런 범죄들이 국민의 관심을 받는 것인지 난 이것이 알고 싶다. 사회,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극악 범죄들까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지나치다 할 정도로, 이런 문제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지금 언론의 행태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과 그 흐름을 보면, 여론몰이라고 하는 것이 이런거구나 라는 것을 실감한다. 언론 뒤에 숨은 어떤 특정 권력의 힘을 제대로 보는 듯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 본다.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지난 노무현 정부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다. 지금의 인터넷 신문이나 뉴스 어디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레임덕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온통 성폭행, 연예인, 스포츠, 그리고 요즘 새롭게 등장한 안철수 대선 관련 기사들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의 비리도 깔끔하게 올림픽에 묻혔고, 대통령과 관련된 많은 의혹들이 있었는데도 언론에서는 이를 거의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이 정부의 정책에 불만이 없다는 것인지, 아님 이 정부가 너무 정치(精緻)해서 손을 댈 수가 없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언론의 존재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아닌가. 그러나 지금의 언론은 이러한 제 기능을 상실한 듯하다. 권력과 언론이 함께 손을 잡고 가고 있으니 말이다. 어떤 특정 권력의 힘에 의해 언론이 통제된 이 사회에서 느끼는 공포감.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행복할 수 없는 이유다.

언론의 중립, 견제와 비판은 건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선 꼭 필요하다. 누군가의 손에서 1차 편집되고, 2차로 걸러진 기사들을 우리는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언론은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언론으로서의 역할만 충실하게 하면 된다.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정권 말, 대선을 앞둔 지금의 중요한 상황에서 언론이 국민의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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