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준비 탓에 아직까지 삐끗…“국책사업과 맞물려 선도모델 되겠다”

▲ 용지관 4층에 위치한 우리 대학 문화전문대학원의 모습. 다른 대학원과 달리 복도에 학생들의 미술 작품이 설치돼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 대학 용지관 4층에는 2006년에 개원한 문화전문대학원(이하 문전원)이 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아직까지 문전원의 존재는 미미하다. 광주문화중심도시 사업에 발맞춰 개원한 문화전문대학원은 문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수용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전대신문>은 전국 유일한 우리 대학 문전원을 점검해본다.

완벽한 준비 못한 채 개원
현재 문화 전문 대학원에는 5명의 전임 교원이 있다. 5명의 교수는 각각 ‘서사학, 매체미학/문화이론, 현대미술사/시각문화연구, 장소마케팅/지역축제/도시문화경영, 관광학/커뮤니티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화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이란 문전원의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화의 범위는 5명 교수의 전공 외에도 수많은 전공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전임 교원 부족은 ‘성급한 대학원 개원’에서 비롯된다. 故노무현 대통령 시절 광주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광주 내에서 문화 전문 인력을 양성해보자는 이야기가 힘을 얻었다. 이에 맞춰 우리 대학 문전원이 개원하게 된다. ‘준비가 덜 된 상태’의 개원은 학생들의 불만을 낳았고 학생들은 2007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가며 ‘교수 충원’ 외에도 ‘자치 공간 확보, 학제 보완, 도서 확충’ 등을 요구했다.

물론 그 후 문전원은 용봉문화관에서 용지관 4층으로 옮겨 학생들의 자치 공간을 확보하고 전임 교원은 물론 겸임 교원, 외래 강사 위촉에도 힘을 쏟는 등 문전원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이무용 교수(문전원·도시문화경영)는 “설립 초기 단계인 문전원의 시스템을 정립하는 과정이라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학원의 비전 체계를 더 튼튼히 해 교수 확보를 하고,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강의 확보돼야
문전원은 현재 ‘문화예술이론 및 기획 전공’과 ‘문화경영 및 관광 전공’으로 나뉜다. 문전원 홈페이지에는 이 두 전공의 커리큘럼을 각각 ‘공공정책가 , 문화교육 기획, 소수 문화 기획, 시각 문화 이론가’ 루트와 ‘장소마케팅, 문화관광, 문화비즈니스’ 루트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루트 외에도 학생들은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설계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진로 설계가 마냥 쉽지 만은 않다. 강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에는 ‘문화관광디자인세미나, 문화미학, 커뮤니티비즈니스연구, 도시공간문화기획, 장소마케팅전략이론연구’ 등 13개 강의가 개설됐다. 하지만 ‘문화’의 범주가 무척이나 넓고 재학 중인 50여명의 학생들의 진로가 조금씩 다르다. 때문에 현재의 강의로는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 욕구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하다.

강의 다양성 부족 뿐 아니라 박사 과정이나 전공 개설에도 학생들에게 아쉬움을 준다. 현재 문전원은 석사 과정만 있고 박사 과정은 준비 중에 있다. 많은 학생들이 박사 과정 개설을 원하지만 교수가 부족해 개설되지 못한 상태다. 또한 2007년에는 ‘미디어예술공학전공’이 개설됐지만 전임교원이 확보되지 못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전공 강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문전원 학생 ㄱ 씨는 “문화기획콘텐츠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진학했지만 이에 대한 강의는 부족하다”며 “학생들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강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정한 선도모델 되야
문화의 개념이 넓고 모호하기 때문에 문전원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다른 전문 대학원처럼 뚜렷한 길이 정해져 있지 않다. 때문에 문전원 진학을 보류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우리 대학 졸업생 ㄴ 씨는 “문전원 진학을 생각했지만 한 학기 더 미뤘다”며 “전문 대학원인 만큼 졸업 후 뚜렷한 길이 있길 바라지만 우리 대학 문전원은 일반 대학을 졸업하는 것과 다른 큰 이점이 없는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교수는 “새로운 교육 모델 개발을 통해 진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며 “다양한 연령층과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만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연구를 한다면 문전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다음해에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이전한다”며 “이러한 국책 사업과 맞물린다면 졸업생이 사회로 진출했을 때 문전원이 충분히 씨앗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우리 대학 문전원. 앞으로도 이러한 이름을 유지하기 위해 문전원 내부의 노력은 물론 본부, 광주시와 함께 나아가 진정한 선도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 7년 동안 우리 대학에 치전원(2005년), 문전원(2006년), 경전원(2007년), 법전원(2009년), 의전원(2009년)이 우후죽순처럼 개원했다. 그러나 미비한 개원 준비 탓에 아직까지도 진통을 앓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입고 있다. 전문 대학원은 학문을 위하고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조건을 간춘 ‘진정한’ 대학원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상 <전대신문> ‘전문대학원점검’ 기획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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