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8,760시간, 58년 21,170일 508,080시간, ‘시대를 바로 보는 청년의 눈빛’ <전대신문>의 역사이다. 세계 어느 나라 보다 격변하는 사회, 어느 사회나 집단보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크고 흡수가 빠른 청년들의 공간, 대학에서 1500호를 묵묵히 지켜왔던 이들의 고뇌와 노력이 느껴지며 기치[旗幟]가 눈에 들어 온다. 기치[旗幟]란 과거 군중(軍中)에서 쓰는 온갖 기(旗)를 뜻하는 것으로 어떤 목적을 위해 내세우는 강령이나 취하는 태도 등의 압축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바로 보는 청년의 눈빛’이라는 기치에서 바로 보려는 전대신문의 강령과도 같은 자세를 느낄 수 있으며 이는 2012년 현재 언론의 자세여야 함을 누구든 알 수 있다.

‘좋은 것이 좋은가? 옳은 것이 좋은가?’ 현대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갖는 의문이자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단어이며 판단이다. 좋은 것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으로 이루어지고 옳은 것에 대한 판단은 객관적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주관적 판단은 빠른 직관이 주되게 작용하며 객관적 기준은 느린 이성적 판단이 주되게 작용한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을 경제적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 도입하여 300년의 전통경제학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을 도전을 하였다. 바로 의사결정을 할 때 엄밀한 논리와 정교한 계산방식을 따른다고 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 인간을 가정한 전통경제학에 대한 비판에 나선 것이다. 카너먼은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를 유발하는 두 주체들의 은유를 들어 정신생활을 설명하였다. 직관적 사고인 시스템1은 경험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수많은 선택과 판단을 조종하며 이것이 실패할 어려움에 빠지면 느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2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처리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즉 인간은 무수한 정보를 취합하여 계산하기가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화하여 직관적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직관적 판단을 통해 좋은가 나쁜가를 빠르게 판단하며, 이는 경험에서 오는 기억과 감정을 주로 사용한다. 따라서 잘못된 경험이나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면 자신에게는 좋으나 집단에게는 옳지 않는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좋으나 옳지 못한 이런 판단은 자신이 못 보는 사이에 내려질 수 도 있다. 심리학 실험 중 검은색과 흰색 팀의 농구 경기에서 흰색팀의 패스 횟수를 세라는 지시를 따르기 위해(시스템 1의 작용) 검은 고릴라 복장을 하고 경기도중 지나가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심지어 고릴라가 등장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우기기까지 한 ‘투명고릴라 실험’의 결과에서 우리는 명백한 것조차 못 볼 수 있으며 자신이 못 본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좋은 것이 좋다’는 주관적인 직관에 근거한 선택만을 하고 있을 때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이성적이고 느린 시스템 2에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는 역할이 정보의 대홍수에 빠져 있는 현대사회에 필요하다. 언론과 전문 지성인들이 주된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정약용은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시비(是非-옳음과 그름)이고 또 하나는 이해(利害-이로움과 해로움)다. 이 두 가지 큰 저울에서 네 가지 등급이 생겨난다.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것이 으뜸이다.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로움을 얻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릇됨을 따라가다가 이로움을 얻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그릇됨을 따르다가 해로움을 얻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과거 집권자들이 명백히 올바른 것조차 애써 눈을 감으며 자신의 좋음을 위해 독재의 칼을 들 때 칼보다 강한 펜을 들었던 전대신문의 마음 잃지 않고, 현대사회의 과다 정보로 인해 명백한 옮음조차 보지 못 할 때, 또한 못 본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을 때 강한 펜은 다시 한번 큰 힘이 될 것이다. 옳은 것을 지키다 해로움을 얻을지언정 옳은 것을 지켜 2000호 3000호... 로 이어지길, 그리고 옳은 것을 지켜 이로움을 얻는 으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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