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 강의 적고 전임교수 부재 학생들 어려움 커…학부장 “학생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 자율전공학부 자연계열이 커리큘럼 미흡 등의 위기로 3년 만에 폐지 위기에 놓였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7일 교수와 함께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질문하고 있는 모습.

우리 대학 자율전공학부(이하 자전부) 자율트랙 자연계열(이하 자연)이 폐지 위기에 놓였다. 아직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교수회의에서는 폐지를 결정한 상태다. 자전부 설립 때부터 논의되던 커리큘럼 미흡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3년 만에 자연 폐지

자연 폐지에 대해 학생들은 “학생들 의사와 상관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지난 7일, 김순임 기초교육원장(독일언어문학·독어학), 정청주 학부장(자율전공학·한국사), 민춘기 교수(자율전공학·외국어교육학)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자연의 경우 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 ‘학문통섭’이라는 학과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학과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인문계열(이하 인문) 윤해동 씨는 “학생들의 학문적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설립 ‘3년 만’에 폐지는 성급하다”고 했다. 또한 자연 박민정 씨는 “대학 진학 시 전문 대학원을 생각한 학생들은 적었다”며 “학과 커리큘럼으로는 취업이 불안해 전문 대학원을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학생들은 자연 폐지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후속 대처를 논의 중”이다. 학생들은 전과를 원하고 있지만 전과는 ‘폐지된 학과’의 1,2학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자전부는 전체가 아니라 자연 만이 폐지돼 폐지 학과에 포함될지 확실치 않다. 정 학부장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교무처와 최대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커리큘럼 미흡, 전임교수 부재

자연의 경우 기술·공학, 자연·과학 분야에서 전공학점 33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교과과목 31개 중 물리, 화학, 생물 등 자연과학 교과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농대, 공대 계열의 진로를 원하는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연 뿐 아니라 인문 학생들도 커리큘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문의 경우 문학, 역사·철학, 사회, 문화·예술, 자연 분야에서 전공학점 33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의가 자전부가 아닌 타과에서 개설돼 학생들이 강의 여석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정 학부장은 “커리큘럼을 수정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유능한 강사풀을 구성해 조속히 커리큘럼을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학생들은 전임교수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자전부 설립 당시 학과 특성을 고려해 전임교수를 두지 않고 겸임교수만을 두었다. 그러나 겸임교수들은 두 학과를 지도하느라 자전부에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겸임교수만 두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전임교수 세 명과 초빙교원 두 명을 임명했다. 하지만 이 중 세 명은 외국인 교수라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자연 김윤지 씨는 “논문 지도, 진로 지도 등을 위해 한국인 교수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학부장은 “학부 차원에서 노력 한다면 개선 가능한 문제”라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정 학부장은 “지난 도전장학생에서 자전부 학생이 12% 선발되고 매학기 아하!학습공동체 프로그램에서 수상하는 등 우수한 자전 학생들이 많다”며 “학생들과 함께 학부가 더 탄탄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010년도에 신설된 자전부는 자율트랙과 일반트랙으로 구성된다. 자율트랙은 인문과 자연으로 이뤄지며 학생들은 4년 동안 자전부에 소속돼 각각 문학사와 이학사를 받는다. 일반트랙은 2009년까지 존재하던 일반학부처럼 1학년 수료 후 희망하는 학과를 선택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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