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꼬마가 있었습니다. 장학금을 받고 싶은 꼬마는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우수장학 A’를 받았습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기계발활동기록부’가 생겼습니다. 토익점수, 봉사활동, 자격증까지 신경 써야 했습니다. 아침에는 영어공부를 저녁에는 자격증 공부를 했습니다. 주말에는 봉사활동도 했습니다. ‘성적우수장학 B’를 받았습니다. 자계부를 신경쓰느라 공부를 소홀히 한 게 문제였습니다.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마일리지’가 생겼습니다. MT, 체육대회 등 학과 활동에도 참여해야 했습니다. 하, 장학금 한 번 받기 힘들구나….

그러던 어느 날 반값등록금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학생들을 위해서인지, 총선을 의식해서인지 국가장학금을 확대한다는 소문이 들렸습니다. 성적이 3.0이상이면 가계곤란정도로 장학금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빠 명의의 작은 가게를 할아버지 명의로 돌렸습니다. 엄마 명의의 임대 집을 할머니 명의로 돌렸습니다. 소득분위가 2단계 내려갔습니다. ‘국가장학금I 50만원, II 65만원’을 받았습니다. 어, 죽도록 공부하고 자계부 점수 올리고 마일리지 쌓은 것과 비슷하네, 이거다.

그러나 꼬마는 마음 편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대학생 ‘눈치보기’로 준 장학금이라 4월 총선이 끝나면 바뀔 수도 있습니다. 허, 이젠 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한숨만 나왔습니다.

그래서 꼬마는 장학사업을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죽도록 공부해봐야 남는 거 하나 없었고 봉사활동도 형식적일 뿐이었습니다. 무늬만 참여하는 학과행사도 쓸모없었습니다. 사실일 것 같은 소득분위도 진실이 아니었습니다. 아, ‘면접 백프로’만으로 장학생을 뽑아야겠구나. 허울뿐인 서류가 아니라 면접을 통해 장학금이 누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파악해야겠구나.

그래 꼬마야, 어서 자라서 네가 ‘면접장학금’을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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