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온갖 시련 끝 성공 신화…“시간 낭비 말고 도전하라”

전남 보성출신의 한 아이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커서 일본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23년차 CEO가 됐다. 그만의 경영철학과 인생철학을 가지고 버텨낸 킹테크와 디디에스 무역상사 CEO는 바로 우리 대학 정재헌 동문(일어일문학·83)이다.

다양한 경험 쌓은 학창시절
정 동문은 어린 시절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직업군인 출신 아버지 밑에서 정 동문은 일탈에 대한 갈망이 컸다. 고등학교를 광주로 진학하면서 억눌렸던 것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가고자하는 대학에 성적이 못 미치기도 했지만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리더적인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대학진학결심 후 정 동문은 전공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정 동문은 “그 때 일본이 새로운 분야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분야는 기회가 많을 것 같았다”며 일어일문학과를 선택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CEO가 되기까지
정 동문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해태전자에 합격해 해외구매부에서 2년간 근무했다. 이 때 그는 대학에서 배운 일본지식을 활용해 촉망받는 사원이 됐다.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누군가의 눈에는 무모한 도전이었을지 몰라도 정 동문의 마음은 확고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우리나라 돈 28만원을 들고 일본으로 떠난다. 새로운 꿈을 안고 시작한 일본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서로의 생각차이를 느끼고 회사를 그만둔 후 사업을 하기로 맘먹었다. 그 때 사업을 제의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일을 했다. 오후 6시까지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그 이후부터는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다.”

회사를 그만둔 후 그의 생활은 열악해져갔다. 공동아파트에서 생활 하며 난방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차가운 물로 매일 아침을 맞았다.

그 당시 그는 사업제의를 했던 동업자와 시작한 회사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회사는 안정을 찾았지만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힘겨운 생활은 계속됐다.

“안 좋은 상황이 반복될수록 한국에 있는 부모님께도 죄송스러웠다. 좋은 직장을 두고 일본까지 떠나와 이렇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도 참아가며 모은 돈으로 부모님 용돈을 드리곤 했다.”

정 동문은 계속되는 힘든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그는 “당시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나 생각”도 했었다. 힘든 시절이었지만 2년간의 경험은 자신을 강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그는 91년도에 회사를 차리기 시작한다. 책상 하나 전화 한 대, 여직원 한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처음에 다른 회사 사무실에 세들어 사는 신세였다. 하지만 점차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1년 후 완전히 독립된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게 됐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마음에 담아뒀던 목표가 있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발판을 마련하고자 회사의 수익이 생겨도 일본에 있는 회사를 늘리지 않았다”며 “유망한 회사에 투자를 하고 주주로써 활동을 하는 프로듀스 형태의 비즈니스를 전개했다”고 말했다.

정 동문의 바람처럼 한국으로 진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97년 노래방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아싸와 정보통신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그 당시 IMF를 앞둔 상황이어서 회사 운영은 여의치 않았고 결국 한국으로 진출하는 1차 꿈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만 하고만 있을 수 없어 이론적으로 공부를 하자”고 생각했다. 당시 3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와세다 국제경영학 석사과정을 입학해 2000년 3월에 석사 수료했다. 정 동문은 현재 끝없는 도전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며 킹테크와 디디에스 무역회사를 이끌고 있다. 킹테크는 전자 부품 유통과 관련한 회사이며 디디에스는 디지털 데이터서비스라는 뜻으로 전자부품유통, 세큐리티 시스템 판매(보안 시스템),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판매를 하는 곳이다.


인생 ‘2막’을 꿈꾸다
정 동문은 CEO가 되겠다던 첫 번째 꿈을 이루고 이제 인생‘2막’을 시작하려한다.

그는 사업가로서 활동 하면서 일본에서 배웠던 것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일본에 오래있었던 만큼 어떤 측면에서든지 한국과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 현재 내 꿈이다.”

사업을 하면서 쌓은 경험들은 목표를 세우는데 밑거름이 됐다. 정 동문은 일본정치가와 중소기업 경영자가 함께 공부 하고 토론하는 일본정경클럽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단지 학문과 비즈니스가 아닌 일본의 핵심리더들의 생각과 일본의 속사정들을 알 수 있는 계기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정 동문은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인생이라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며 부끄러워 할 줄도 알고 멈출 줄도 알아야한다. 나름대로 실패도 하겠지만 자신을 다스리고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젊었을 때 많은 도전을 해라. 돈은 저축할 수도 있고 불릴 수도 있지만 시간은 저축할 수도 불릴 수도 없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정재헌 동문은 ▲1987 전남대학교 일문학과 졸업 ▲2000 일본 와세다 대학 대학원 국제경영학 석사 ▲1990 (주)오성전자프로젝트 설립(일본 도쿄)-1996(주)디디에스로 사명변경 ▲1999 킹테크(주) 설립 ▲컴아트시스템(주), 엠스톤(주), (주)코스모테크노 대주주 및 고문, 이사 ▲2012경영자 및 리더를 위한 책 <누가 주인이 될것인가> 편역 ▲1990~현재 킹테크(주), (주)디디에스 최고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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