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대표하는 향토극장 중 하나인 무등극장이 지난 24일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이로써 지역 토착자본 극장으로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유지되고 있는 광주극장(1935년 개관)만이 남게 됐습니다.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 영화들은 스크린에 걸리지도 못하는 요즘 시대에 흔히 볼 수 없는 영화관입니다. 묵은 향기의 냄새가 존재하는 이곳. 70년의 역사가 녹아있는 광주극장의 이야기를 담고 동시에 독립 영화의 현 상황과 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합니다.

1. 독립영화 리뷰  2. 광주극장의 현재 3. 광주극장과 독립영화의 미래

1. 독립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밍크코트> 리뷰

영화 <밍크코트>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본질적 의문을 제기한다. 영화 속 ‘현순’과 가족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감추고자 했던 가족의 얼굴이 ‘불편한 진실’로 드러나기도 한다.

<밍크코트>는 한 가정을 이야기한다. 이 가정의 삼남매는 노모의 안락사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하지만 둘째 현순은 “어머니가 깨어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며 “치료를 계속하자”고 주장해 형제들과 대립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그들은 타인에게나 제시할 법한 엄격한 잣대를 가족들에게도 들이대고, 결국 누구도 탓할 수만은 없는 사실들이 오간다.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홀로 싸우던 현순도 어머니의 병원비를 위해 가족을 희생한 그녀의 형제들 또한 마찬가지다.

독특한 제목인 <밍크코트>는 사랑과 희생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의미하는 매개체다. 밍크코트는 따뜻함을 위하여 수많은 동물의 생명이 대가로 희생돼 만들어진 것이며 가족 또한 그렇다. 큰 딸에게 선물로 받은 밍크코트를 둘째딸 현순에게 벗어주던 늙은 어머니와 밍크코트를 팔아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딸 수진에게 돈을 부쳐주었던 현순. 그 마음을 알면서도 수진은 ‘고맙다’는 말 대신 화를 내고 만다. 그들은, 아니 우리는 도대체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영화 <밍크코트>는 놀라우리만치 잔혹한 그 현실을 우리에게 비추어 준다. 영화 속 이토록 위태로운 현순의 가족들에게 있어서 서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그들에게 있어 가족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점점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용서’로 정리하는 끝의 잔잔함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무겁지만 어둡지 않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가족’이라는 이름의 굴레를 잘 표현해준 영화다. 우리는 ‘그저 가족이라서’ 내뱉은 말들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야 마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그러니까 너무 늦기 전에, 너무 큰 아픔을 겪기 전에 가족들에게 ‘다가가라’고 영화는 말한다.

수술을 받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수진은 꿈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항변하듯 묻는다.

"할머니, 난 왜 우리 엄마 딸로 태어났어?"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