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하 김정일)이 사망했다. 현재까지도 언론은 김정일 사망 관련 보도로 일색이다. 이 덕분에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주목했던 중요한 문제들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먼저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은 국민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을 날치기로 처리했다는 것에 대해 모두를 분노케 했다. 하지만 이내 김정일 사망소식으로 그 문제마저 잊혀져갔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선관위 홈페이지에 일어났던 디도스 공격에 대한 청와대 외압설이 제기됐다. 청와대 외압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인데도 김정일 사망 소식에 흐지부지돼 버렸다.

이밖에 이명박 대통령의 BBK의혹에 관한 증거가 나타나는 등 사건 의혹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으나 검찰의 불충분한 수사와 언론의 부족한 보도로 김경준만 독박을 쓰게 됐다. 오히려 의혹을 제기했던 정봉주 의원이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보도는 미미하기만 하다.

물론 중요한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는 것은 언론의 몫이다. 김정일 사망도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한 안보문제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언론은 우리나라의 안보와 남북관계의 전망을 내놓는 대신 김정일의 사생활을 들먹이며 선정적인 내용만을 중점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의 행태는 위의 문제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현재 언론은 ‘우리’의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