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자유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우리를 짓누르는 짐들을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행복을 추구하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 여기 학교 생활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특히 학생들이 자유해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생각의 자유. 우리는 다양하게 사고하고, 가능성에 마음을 열고, 스폰지와 같은 흡수력을 가져야 한다. 생각이 자유롭지 못하면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으며, 학문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떤 사실에 대해 내가 100%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더라도, 반대 의견이 있을 경우에는 그것을 고집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렸던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유연한 사고는 다양성의 사회에서 가져야 할 태도일 것이다.

취직으로부터의 자유. 최근 광고에 ‘취업 잘되는 학과’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우리의 삶이 취업으로 귀결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공부를 잘하면 취업 잘되는 학과로 오라는 말인 것 같은데, 취업 잘되는 학과가 좋은 학과인지, 취업을 기준으로 학과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인지 의문이 든다. 개인의 적성까지는 다가가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학문의 역할과 목표로 학생을 유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학생활을 영어나 점수로 채우기 보다는 학문의 탐구와 다양한 활동으로 채우는 것이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으로부터의 자유. 20여년 전 휴대폰과 비퍼(삐삐)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웠던 것 같다. 물론 편리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것들로 인해 자유롭지 않고 항상 구속되어 있는 느낌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때문에 스마트폰 증후군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이와 같이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생겨난 도구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이게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으며 안절부절하게 만든다. 할 수 있다면 인터넷으로부터 자유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시간을 그리고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교수로부터의 자유. 학생들은 교수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움베르토 에코는 그의 저서 ‘논문 작성법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지도 교수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피하도록 조언한다. 물론 논문 작성에 한정시킨 것이지만, 학생들은, 그것이 전공이건 논문이건, 자신들이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갖는다. 다른 사람의 일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들의 일을 위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던져버리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과 아픔, 고통을 같이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이 곧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시대의 아픔일 것이다. 우리 삶의 자유함이 조금이나마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열쇠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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