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 2일-광주·전라 모임’에 다녀왔다. <오마이뉴스> 측이 각 지역의 시민기자들(전국 7만여명의 시민기자를 근간으로 하는 <오마이뉴스>다)과 갖는 만남의 자리에 초청 형식으로 참여한 것이다. 이번 광주·전라 모임에는 약 30여명의 시민기자 및 <오마이뉴스> 상근 기자들이 모여 기사합평회, 의견 공유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자기소개 시간, 필자는 “신문 제작 3번 남은, 레임덕에 빠진 편집국장”이라고 농담 섞어 말했다.

1박 2일 동안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그 중 단연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라는 개념이 큰 영감을 줬다. 회사원, 교사, 농업인, 대학생, 주부 등 우리 사회 곳곳의 평범하기 만한 시민들이 언론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말 그대로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가 ‘기자’라니.

박원순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시민사회가 재평가되고 있다. ‘정당 정치’라는 기존 정치 패러다임에 변화가 온 것이다. ‘정치는 정치가가’라는 특권 의식이 ‘정치는 모두가’라는 일반 개념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의 의미와도 부합한다.

언론 역시 그 특권 의식이 정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그렇기에 보수 언론의 자본 놀음으로 꽉 잡혀 있는 언론 세계에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는 더 빛을 발한다. <오마이뉴스>의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는 우리 사회에서 시민이 갖는 힘을 믿고, ‘듣는’ 언론을 지향하기에 가능했다.

편집국장 임기를 마무리 하며 ‘마지막 불꽃’만을 생각했던 것 같다. 무언가를 해 내려고만 했다. 하지만 이번 <오마이뉴스> 행사를 통해 ‘하는 것’만큼 ‘듣는 것’, ‘넘겨주는 것’도 중요함을 느꼈다. 장난처럼 말했었는데 아, 나 정말 레임덕에 빠졌었나봐.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