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소유한다는 것, 함께 일한다는 것,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관계가 개인의 이익과 관심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에 익숙한 세 기자가 이번 개강호를 준비해 지난 방학동안 산소같은 쉼터를 찾았다. 변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변산공동체가 바로 그곳이다.
8년전 윤구병 교수가 만든 이곳은 26마지기의 논과 5천 평의 밭에서 주곡을 생산하며 자신들의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곳이다. 사람과 가축이 만들어내는 생체에너지가 화석에너지에 밀려 무관심한 세태지만 "그것만이 앞으로 대안이 될 것"이라는 윤구병 씨의 지론처럼 이곳에서는 호미와 사람의 노동력이 농사의 기본 거름이다. 물론 진짜 거름은 "똥은 밥이다"는 철학으로 비롯된 생태 화장실에서 시작되지만 말이다.
아직은 식량 자급에 만족하고 있어 효소, 술, 된장 판매로 생활에 필요한 주수입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 앞가림은 스스로 해보자"는 노력으로 대장간, 염색실, 두더지가마 등의 터를 다지며 밥그릇, 옷 등의 생필품까지 스스로 만들 다짐이다.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이런 노력은 "변산공동체를 자립경제를 배우는 커다란 학교로 생각하면 된다"는 윤 씨의 설명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뿐만아니다. 한 방문객이 '가장 이상적인 대안학교'라고 추켜세우는 변산 공동체의 중고등학교 과정은 이곳이 교육의 영역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공동체가 커가면 대학교, 그 이상의 교육까지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현재 교육은 오전에는 컴퓨터, 국·영·수, 철학, 한문을 배우고 오후에는 텃밭 가꾸기, 갯 살림, 밭 살림 등의 기초살림 교육까지 15세정도의 청소년들을 어른으로 키워주고 있다.
현재의 젊은층들이 낳을 미래의 아이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아이들이 낳을 미래. 변산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14명의 사람들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대안적 삶을 찾아가고 있다.
과연 이곳에 파편화 되어가는 현대적 삶의 대안은 있을까? 대안적 삶, 자급자족을 꿈꾸는 변산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백지선 기자 kindpl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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