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518로 인하여 국제적인 명문대학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최초개념은 독재의 반대개념으로서 인간의 기본권과 공정한 선거가 보장되는 사회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이행 후에는 평화적 복지국가의 건설을 위한 제도화가 필요하며 그것은 바로 절차적 그리고 인식적 민주화 단계이다.

즉 일련의 민주주의 궤적을 반영하는 대학민주주의 역할과 사명감은 시대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진화하고 있다. 깃발과 함성 그리고 화염병이 이행기 대학민주화의 상징이라면, 현재의 민주주의 심화기(deepening)기에는 대학이란 학생들이 시민덕성과 참정민주주의를 체득하는 일상적인 훈련장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근래의 총학선거를 역사적으로 그리고 대학발전의 앵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작년에 우리 대학은 총학선거에서 여러 시행착오가 목격되었던 불완전한 민주주의 훈련장이었다. 올해에는 작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선거를 집행하는 중선관위를 중심으로 보다 민주적인 선거과정과 문화 창달을 위해 일련의 정책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절차적 공정성의 답보만이 완전한 민주주의의 목표가 아닐 것이다. 선거 공정성은 오직 입후보자들의 열띤 경쟁이 선행되었을 때 절차적인 함의를 지닌다. 따라서 리더십의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오직 5개 단대만이 경선을 치른다는 점이다. 왜 모든 단대에서 2명이상의 후보자들이 열나게 경쟁하지 못할까? 그리고 팔로워십 측면에서 투표율의 하락은 국제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전남대 민주주의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반민주주의적인 행위이다. 기실 대학민주주의 아이콘인 전남대학교 선거라면, 1980년대의 뜨거웠던 선배들의 열정을 이어받아 높은 수준의 경쟁과 참여로 채워지는 가을잔치의 전통이 세워져야 정상이다. 금번 선거에 단선인 단대에서는 엄청 높은 투표율을 그리고 경선인 단대에서는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가 완성되길 기대해 본다. 학생들 스스로 민주주의 경쟁과 참여는 상호융합적인 성격을 지닌 공공재이기 때문에 금번 선거는 한국 민주화의 후예로서의 특권임을 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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