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시민단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의 힘'(이하·국민의 힘)에서 주최하는 '국민 통합 기원 순회 거리 공연'이 우리대학 후문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선을 앞두고 새로 출범하는 시민단체 '국민의 힘'이 지역감정 추방을 위해 김원중, 안치환, 유익종, 정호승, 안도현 등 150여명의 가수와 시인이 함께 마련한 길거리 공연이다. 인터넷정당 '정정당당', 살림문화연구소도 함께하는 '잘가라 지역감정' 거리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전국 49개 도시를 오가며 국민통합의 분위기를 몰아갈 것이다.

거리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후문 한쪽은 인사모(인물과 사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지역감정 영구추방 10만 국민 서명운동'으로 시끌벅적했다. 거리공연 자원 봉사자 박미정 씨(27)는 "지나가는 사람이 지역감정은 경상도 사람한테나 있지 우리에게는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실 이런 인식조차도 지역감정에서 기인한 것이다"며 "알게 모르게 뿌리박혀 있는 지역감정을 하루 빨리 없애야한다"고 지적한다.

꼬드메의 '사랑해도 될까요'로 공연이 시작되자 후문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경사났네 짝짝짝짝 지역감정 짝짝짝짝 사라졌네 짝짝짝짝" 꼬드메가 아리랑을 부르던 도중 구호를 외치자 관객들이 호응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가수 박문옥 씨가 '목련이 진들', '보리밥 먹고 방귀 뀌고' 등의 노래를 선보일 때쯤에는 국민화합의 염원을 담은 촛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이어 '얼씨구학당'의 윤진철 명창이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르다가 중간에 "아이고, 눈을 떠보니 전대후문이네"라는 애드립을 보이자 시민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지역감정을 없애자는 이런 공연이 흔치 않아 일부러 보러 왔다"는 신창하 씨(25·서울대) 부터 "군대 생활이나 사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감정 때문에 사람들과 원수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문강부 씨(59) 까지 입을 모아 지역감정을 없애자고 뜻을 모은다.

"제주도, 목포, 나주 공연을 마치고 네 번째로 광주 공연을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이번 공연 총책임자인 가수 김원중 씨. 그는 "49개 도시를 순회하며 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해 국민통합을 기원하는 공연을 마련했다"며 "49제를 지내는 즐거운 장례식이 되도록 온 국민이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지난 공연을 하면서 각 도시의 흙을 가져왔다. 앞으로도 남은 45개 도시의 흙을 모아 동서 화합의 장소인 화개에서 흙을 섞어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49개 도시의 흙이 섞여 '희망'이라는 이름의 나무가 심어질 때쯤이면 지역감정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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