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 대학 건물 보전 중시…사료의 목차화 철저
학생 “역사 잘 보존해야 나도 발전할 수 있어”

2012년에 우리 대학이 개교 60주년을 맞는다. 6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기획되는 가운데 색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전남대학교 역사관’ 건립이 그것이다. 이에 전대신문에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동부의 6개 대학(펜실베이니아, 프린스턴, 예일, 브라운, 하버드대학교,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을 둘러보며 우리 대학 역사관이 추구해야 할 모습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해 봤다. /엮은이

▲ 대학 아카이브 운영…건물 보존도 중요해
도서관 내부, 독립 연구소 등 방법은 달랐지만 취재를 한 6개의 대학 모두 대학 아카이브(Archive, 기록 보관소. 역사적 기록물을 모아둔 곳을 가리킨다)를 운영하고 있었다. 각 대학마다 자료의 보관·전시방법의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학교 구성원에게 자유롭게 개방된 모습이었다. 또한 6개의 대학 모두 100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지닌 만큼 각각의 건물이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건물 보존이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프린스턴대학(Princeton University) 대학원생 이동훈 씨(컴퓨터사이언스 박사과정)는 “프린스턴 대학의 경우 예산과 시간이 더 많이 들어가도 고딕양식의 건물 건축을 고수하며 대학이 가진 이미지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특색 있는 대학별 역사 보존 방법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은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특성 상 학생들이 100년이 넘어가는 고(古) 서적도 별다른 절차 없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예일대학(Yale University)과 브라운대학(Brown University)은 사료의 목차화가 철저했다. 예일 대학의 경우 사료를 알파벳순으로 정리해 놓은 목차를 통해, 브라운 대학은 모든 사료에 번호를 붙여 자료보관의 용이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잡았다.

브라운대학은 아카이브 내부에 자료 복원실(Conservation Lab)을 만들어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을 동원해 전시 중 훼손된 작품들을 직접 복원하고 있다. 또한 보관중인 모든 사료를 디지털 데이터화 하여 학생들이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사료를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은 매달 『Object of the Month』라는 잡지를 발간하여 대학 구성원들에게 학내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개교 150주년을 맞아 ‘MIT 150주년 전시회(MIT 150 Exhibition)’를 통해 대학 150년사를 외부에 알리고 있다.

▲교사 전시로 학생들의 관심 이끌어…“꾸준한 관리 필요”
미국 6개 대학은 대학의 역사를 교내·외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 또한 대학의 움직임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부생 로버트 프랑코(Robert Franco) 씨(역사 전공)는 “대학 내 모든 건물들이 살아있는 역사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인류학·고고학 박물관을 통해 학생들이 교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한다”며 “자기 자신의 역사를 알고 보존해야 자신에 대해 연구하며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동훈 씨는 “자신들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대학들은 대학 고유의 문화와 전통을 보전하기 위해 힘쓴다”고 말했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은 매해 대규모의 동창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학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역사관 건립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의견을 보였다. 조대식 씨(교육학·10)는 “우리 대학은 5·18 민주화 항쟁과 같은 타 대학에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그 특징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개관 후 몇 년간 반짝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닌 꾸준한 자료 수집과 전시가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