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지속적 연구 필요…남은 1년 취업, 연구, 국제화 위해 노력

김윤수 총장이 지난달 20일 취임 3년을 맞았다. 지난 3년 동안 생명과학기술학부(이하 생과기부)를 포함한 학사조직개편, 국립대 법인화, 반값등록금 등 대학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가 많았다. 김 총장은 “대학 개혁은 학과 통폐합과 같은 구조조정이 아닌 대학 본래의 정신인 진리 탐구를 추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취임한지 3년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고 싶나?
= 열심히 뛰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취임 초부터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초점을 뒀다. 다음 총장이 대학을 이끌어 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기반을 탄탄히 다지려 노력했다는 의미다.

 

▲학생 1인당 교육투자비가 지역거점 국립대 중 높은 수준인데?
= 2008년 1,150만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0년에는 1,210만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재정이 넉넉한 사립대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가 아니다. 재원에 한계가 있어 안타깝지만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임기 중 신설된 도전도약장학금, 총장명예학생 제도가 눈에 띤다.
= 두 제도 모두 학점만으로 학생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총장명예학생은 잠재력과 도전의지를 가진 우수학생을 선발해 자기주도 연구프로젝트 수행, 지식통합형 특별교육, 선진외국대학 방문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도전도약장학금은 기존 학업성적 위주로 주는 장학금 제도에서 벗어나 도전정신을 갖고 다양한 활동과 체험학습을 수행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참여한 많은 교수들이 수업을 통해서는 볼 수 없었던 학생들의 진면목을 봤다고 말한다.

▲서울대 법인화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국립대 법인화’가 뜨거운 감자다. 법인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많은데?
=고등교육은 공익성과 효율성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는 효율성을 강조해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대학이 안정적인 국가의 지원을 받아 국립대학으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기를 희망한다. 현재 법인화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은 제동이 걸린 상황이고, 모든 국립대는 서울대 법인화의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측된다. 법인화가 우리 대학에 어떤 긍정과 부정의 효과를 줄 지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학사조직개편안을 교과부가 일부 승인하며 생과기부 문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갈등으로 ‘전남대’라는 큰 틀의 차원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된 것이 사실이다.
=충분한 소통이 부족해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갈등과 소란이 있었던 것은 모두 내 부덕의 소치다. 융·복합 학문인 생명과학은 여전히 우리 대학의 핵심 브랜드이며, 이 분야를 지원하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본부 직할학부로 운영했던 기간이 짧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단과대학과의 원만한 결합과 정착을 위해 행정적, 재정적 지원은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반값등록금’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반값등록금이 정치인들의 수단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또한 반값등록금으로 보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포장되어서는 곤란하다. 반값등록금을 통해서 고등교육이 누구를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는 교육이어야 하는지를 우리 사회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기 동안 ‘에코 캠퍼스’를 강조해 왔다. 에코 캠퍼스가 갖는 의미와 그 기준으로 현재 우리 대학을 평가한다면?
=에코캠퍼스의 취지는 창조적 지성의 휴식 공간으로서 대학을 품격 있게 변모시켜보자는 것이다. 사색과 창조, 쉼과 연구, 배움의 즐거움과 열정이 어우러지는 캠퍼스를 만들고 싶었다. 현재 종이 없는 회의, 카프리존 설치, 동문 방음벽 철거 및 공원화 사업, 옥상정원 설치 등이 진행됐으나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최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 대학과의 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우리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1,000명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약 65%가 특정 국가로 이뤄져 편중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에서 아프리카에 있는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은 것이다. 또한 서구, 백인 중심의 국제화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교육은 소유가 아니고, 나눔이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열린 마음으로 국제 사회에 참여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의 국가와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올 초 주요 대학 총장들과 공저(共著)한 ??새로운 대학을 말하다??에서 ‘진리 탐구의 정신’을 말한 바 있다. 어떤 의미인가?
=학습만이 대학 교육의 전부인 것으로 간주되는 세태가 안타까워 한 말이다. 학문은 내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겸손하자는 말이다.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공간이다.
대학 개혁도 대학의 본래 정신인 진리 탐구의 정신으로 돌아간다는 철학으로 행해져야 한다.

▲내년은 개교 60주년이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개교 60주년은 성찰과 전망의 교차점이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 지난 6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깊게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또한 화려하거나 겉치레의 행사는 지양하고자 한다. 차분하고 소박하게 미래의 학문, 미래의 세상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장 임기가 1년 여 남았다. 남은 1년 동안의 계획은?
=세 가지는 꼭 할 것이다. 먼저 취업률 60%를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연구중심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연구 경쟁력 강화에도 계속 투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실 있는 국제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부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고등교육의 현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스펙’을 갖추느라 정작 학문에는 게으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잠재력 있는 우리 대학 학생들이 이러한 외부 환경 때문에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 선배들은 지금보다 훨씬 험한 조건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 대학의 영예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을 믿는다. 꿈을 꾸고, 나누며, 도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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