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주와 여수캠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현안의 하나는 바로 대학본부가 5월에 제시한 학사조직 개편(안)일 것이다. 2개의 대학간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 인적, 문화적, 그리고 인프라의 통합을 통해 진정한 University로 귀착될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통합 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유사.중복 학과는 각 학사조직에 방치되어 있었으며, 때마침 정부는 유사.중복 학과의 통폐합을 통한 학사개편을 대학발전을 위한 필연적인 선제조건임을 지적하였다. 국립대학의 특징 상 재정과 연계된 학사개편의 외부적 요인이 대두되었으며 대학당국은 위 개편안을 대응책의 일환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이에 학사개편의 아젠다는 당위성을 둘러싼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의 문제로 정형화되고, 최종적으로는 동의와 저항이라는 대단히 협소한 터널게임으로 귀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대학은 숱한 논쟁과 집단행동 그리고 미디어와 융합된 성명전 등을 통해 이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특히 학사조직이 직할학부체제에서 자연대와 공대의 학부와 학과로 분리되는 생명과학기술학부의 학생들이 겪은 고뇌와 당혹감은 자주 표출되었다.

현재 교과부는 “2012학년도 대학정원 조정 신청 및 승인”을 우리 대학에 보냈으며 이를 반영한 새로운 학사조직 개편이 진행될 것이다. 향후 몇 가지 점검사항을 지적하자면 첫째, 위 개편안은 대학내 공식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거친 다수의견임을 이해당사자들은 인정해야 된다. 두 번째로, 5월의 개편안은 미완의 개혁안이었음을 대학당국을 포함한 모든 전남대인들이 직시해야 된다. 즉 BT학부를 위시한 4개 유사.중복학부(과)의 해소계획은 승인되었으나, 나머지 4개안은 불승인되었다. 교과부는 불승인의 이유를 “교육과정상 차별화 부족”으로 제시하고 있는 바 이는 실질적인 내용변화 없는 학과명, 교육과정상의 변경은 용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향후 대학당국은 학과 간 융합 또는 대체를 통한 새로운 학과(부) 구축을 향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소속기저의 변경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분리되고 폐지되는 학부(과)생들을 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학본부는 학사개편된 학부(과)나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인센티브 제공에 최선을 경주하기 바란다. 갈등이 고조될수록 이해당사자의 범위가 광역화되고 학부모도 갈등의 사회화과정에 투입되었다. 알찬교육체제는 학부모가 믿고 맡기는 시스템이다. 이래야 Universit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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