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이력서에 한 줄 쓸 수 있는 거면 뭉뚱그려 다 스펙이라고 하는 것 같다. 사전에 spec이라고 찾아보면 설명서(specification)라고 나온다. 취업 서류를 작성 할 때 토익점수·학점·인턴 경력·봉사활동 경력 등을 자세히 나열한다. 이것은 마치 제품을 자세히 설명해 놓은 설명서와 같아서 스펙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와전되어,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사용되는 단어가 된 듯싶다.

스펙 열풍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3학년 재학생인지라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떨치고자 취업지원과를 통해 현장실습을 신청했다. 학기제로 신청할 시 일선 15학점을 받으면서 인턴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친구들이 광주국제교류센터(Gwangju International Center: GIC)에서 자원 활동을 많이 하는데 그만한 매력과 장점이 그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했다. 그러나 막상 합격하고 나서 고민이 되었다. 단순히 한 줄짜리에 그치는 스펙은 지양하고 싶었다. 6개월 동안 과연 그곳에서 스스로를 얼마나 잘 발전시킬 수 있을지 확신 또한 없었다. 숙고 끝에 결정을 내렸고 센터로 첫 출근을 하였다. 자기소개 및 광주소개 ppt발표, 광주 1박2일 여행 계획 세워보기 등의 인턴교육 프로그램을 수행 하는 동안 ‘아! 최선의 선택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기업이나 은행 등에서 인턴을 하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들을 주로 한다고 한다. 그러나 GIC 인턴 신보름이라는 직분으로, 현재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자원 활동가 모집 홍보부스를 계획하고 진행 중이다. 인턴이지만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고 센터에서 최초로 캠퍼스 자원 활동가 모집 홍보부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는 8일 봉지에서 전남대학교 학우들을 만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광주영어방송국(GFN) City of Light와 Sunday bubble에 출연하였고, GIC 도서실 자료 구매를 요청하는 네이버 해피빈 해피로그 모금함을 개설하여 현재 20만원이 넘는 돈을 모금하였다. 멋지지 않는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어느 공동체의 소속인지는 정말 중요한 사실인 것 같다. 우리는 자신의 신념·태도·가치 및 행동방향을 결정하는 데 공동체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광주국제교류센터라는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의 업무를 만들어가는 법을 광주국제교류센터의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 ‘상사의 지시에 맞춰 주어진 일을 하는 사원이 되고 싶습니까?’ 라고 물었을 때 어느 누가 그렇다고 대답하겠는가? 그러나 취직을 하고 몇 년이 흐른 후 자신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되어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 할 일을 찾고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우고 실행하는 것이 내가 인턴 6개월 동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국어원에서 ‘스펙업(spec-up)’을 대신할 우리말 순화어로 ‘깜냥 쌓기’를 선정했다고 한다. 너도나도 깜냥 쌓기에 발 벗고 나서는 이 시점, 제대로 깜냥 쌓기를 해 보면 어떨까? 단기간 활동으로 이력서에 한 줄을 남길 것인지, 중장기적인 활동으로 인생에 남길 것인지 여러분의 선택으로 남겨두겠다.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8월 29일부터 9월13일까지 자원 활동가를 모집 한다. 전남대학교 학우들에게 진심으로 권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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