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는 바람,비,지진,산불,위험사면,적설 등에 의해 연유되고, 시설물 쓰러짐·파괴,침수·범람,화재,매몰 등의 형태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연현상의 대부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우리는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으며,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은 어떻게 구할 것인가. 산불은 노화된 생태계를 일신시켜 주고 위험사면이 있었기에 비옥한 퇴적층이 있으며 산이 있지 않는가. 겨울의 눈이 없다면 캘리포니아주가 오늘의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을까. 다만 과유불급이다. 세상사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과도하게 되면 인간생활에 스트레스를 주게 마련인데,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은혜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이다. 인간이 지혜로 자연을 자연스럽게 대할 때만 해결될 수 있는 과제로 우리 조상들이 물을 다룸에 있어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사이에 치우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고, 대부분 8월말 이후에 도래하는 태풍이 8월초에 내습하여 특히 우리 광주전남지역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방재대책이 잘 되어 있다고 여겼던 서울에서 산사태에 의해 아파트가 훼손되고 입주주민이 인명피해를 입는 매우 드문 상황도 겪었다. 대도시가 인재(人災) 뿐만아니라 자연재해에도 취약하다는 현실을 많은 국민들이 목도한 것이다. 사실 대도시일수록 재난에 훨씬 취약하여 오히려 과거보다 재해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방재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자연재해를 토목공학적으로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오만이다. 자연재해도 자연현상의 하나인 만큼 자연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인간의 겸손한 지혜가 발휘될 때 자연재해는 최소화 할 수 있는데, 적절한 사전 예방조치와 피해발생시 즉각적 응급조치, 그리고 장기적인 구조개선을 함께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용봉캠퍼스는 안전한가? 안전한 캠퍼스를 위해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 광주지역은 영산강 상류지역이자 분지형태의 지형구조를 갖고 있어 풍수해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에 속하고 있고, 그래서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대재해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또, 우리 용봉캠퍼스도 지형적으로는 구릉지역이고, 녹지가 일반 시가지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아 풍수해 방재에는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후문-정문-농대쪽문에 이르는 용봉천 연변지역은 2개 소하천의 합류점에 근접하고 있어 폭우시 침수되는 경우가 있으며 게릴라성 폭우가 발생할 경우 역류에 의해 침수지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침수대책과 함께 우리 용봉 캠퍼스에서 중요한 일은 방재상 유리한 여건에 자만하지 않고 철저한 사전 방재대책과 함께 재해발생시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재해의 빈도와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캠퍼스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방안이 새로운 시각에서 재정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몇 년전 폭설이 내렸을 때 거의 일주일 이상 빙판길을 방치하였던 일, 이번 태풍 때 부러진 수많은 나뭇가지가 도로 위에 수일간 방치되어 있었던 일이 상기된다. 재난은 거창한 구호나 대책이 아닌 보다 치밀하게 짜여진 준비와 행동에 의해 극복 또는 관리됨을 알아야 한다. 이제 우리 캠퍼스도 안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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