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화장실 사용에 대한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남여간 좌변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너무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남자들은 대개 좌변기 덮개 아래에 있는 받침을 사용한 후 올려 놓게 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여자들은 왜 받침을 올려 놓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한다. 나로서는 왜 받침을 내려놔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새삼 사람마다 다르게 하는 생각을 때론 틀린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왔음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이 있기 얼마전 나는 가족들과 이 일로 한참을 옥신각신하다 편이 갈린 적이 있다. 남자들은 사용 후 올려놔야 한다 했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들은 왜 올려 놓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나름대로의 논리를 주장했다. 난 그 당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장인 내가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른 것으로 간주하고 대화를 했었다. 그런데 동료들과의 이 일로 인해 내가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내 삶 가운데 내 선입견, 아집, 얕은 지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의 차이를 틀린 것으로 간주하며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가 속해 있는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각자의 역할과 분야를 통해 관계를 맺고 있다.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 교원과 직원, 책임자와 조원 등 상호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관계 속에서 생각의 차이가 혹시 맞거나 틀린 것으로 간주되진 않았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옳고 그른 것을 가리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늘 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야 했지만,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은 오히려 정답이 없는 일이 훨씬 많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차이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교수와의 경직되고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부드럽고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 생각의 폭을 크게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개인의 가치관, 경험, 환경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르게 나타난다. 개인의 삶의 행태를 보편적인 가치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위의 일화와 같이 가치판단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의견과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지 말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이 누구이건 의견을 경청해야 하며, 동등한 조건에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나이가 많다거나, 지위가 우월하다 해서 항상 옳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와 다양성의 인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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