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 지역 건설회사 남화토건 키우고 이끌어…장학재단 설립 등 사회환원도 앞장

공과대학 2호관에 들어서면 흉상 하나가 있다. 공대 2호관을 증축, 이를 학교에 기증하고, 석봉장학재단을 통해 공과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는 최상준 동문(토건공학·58)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현재 건설회사 남화토건의 대표이사이자 부회장인 최 동문은 우리 대학 동창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항상 “모교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고, 지역사회와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데 노력”하고 있는 최 동문을 금남로 5가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 사원부터 부회장까지
1938년 화순에서 태어난 최 동문은 당시 누구나 그랬듯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사업을 시작한 형 때문에 가정형편이 차츰 나아지고 대학에 입학할 정도가 되었다. 1957년 광주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최 동문은 우리 대학 토건공학과(현 건축학부와 토목공학과의 전신)에 입학, 건축공학을 전공한다. 대학 시절 그는 주로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당시 사회가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학교 와서 설계하고, 공부하는 게 가장 좋았다”고 회상했다.

1964년 졸업 후 최 동문은 남화토건에 입사한다. 사원으로 출발한 그는 1989년까지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을 거쳐 1989년 대표이사에 오르게 되며, 1993년에는 부회장을 겸하게 된다. 근대 건설 산업의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최 동문은 건설 외길 43년 동안 사회적 변화관리에 대응하고 새로운 건설 산업 경영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성실’을 기업경영 철학으로 삼고, “올곧은 기업 철학을 흐트러짐 없이 실천”해 왔다. 최 동문의 기업 철학은 남화토건의 4무(無) 경영으로 실현되고 있다. 어음 없는,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는, 저가 투찰을 하지 않는, 탈세하지 않는 기업이 그것인데 그는 이를 “기업 부실의 빌미가 될 만한 요소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남화토건은 노사관계 역시 탄탄함을 자랑한다.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인위적 해고와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IMF 당시 남화토건의 수주 물량이 60% 가량 줄어 큰 위기에 처했을 때도 감원 대신 6개월~1년 간 사원 교육을 단행했다. 그 결과 임직원의 직무 능력 향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함은 물론 애사심을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최 동문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성공을 이룬 뒤에는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며 “위기에 처했을 때 임직원과 공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업 경영이 빛을 발해 그는 2005년 한국전문경영인학회로부터 CEO대상, 2006년 용봉경영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 정녕 중요한 것은 무엇을 베푸느냐
최 동문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그가 2003년 12월 9일에 한 헌혈이 당시 최고령 헌혈자 기록이었던 것. 더군다나 총 헌혈 횟수가 98회에 달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었다. 지금은 헌혈 가능 최고 연령이 만 69세로 늘어 기록을 다른 이에게 넘겨주었지만 그의 이웃 사랑은 계속되어 왔다.

“정녕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떤 차를 모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태워 주느냐는 것이다. … 정녕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남에게 무엇을 베푸느냐는 것이다. … 정녕 중요한 것은 당신이 좋은 동네에 사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이웃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것이다.”(최상준, ?정녕 중요한 것은?)

최 동문은 교육을 위해 많은 기부를 해왔다. 우리 대학 공과대학 건축학부 강의실을 증축했고, 2007년에는 공과대학 2호관 4층 약 410평을 증축해 기증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안타까웠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학생들이 공부하기를 원하는 마음이 간절해 증축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 외에도 2007년 모교인 광주공고에 사재 1억원을 기부, 최상준장학금을 제정해 결손가정, 장애학생 등 5명에게 매년 48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도록 했다. 2008년에는 서석고에 1억 5천만원을 기부해 우수학생과 결손학생 10명에게 800만원의 장학금을 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08년 5억원의 사재를 모아 석봉장학재단을 설립해 유능한 인재와 불우한 학생들에게 희망과 교육 평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 부문 이외에도 2008년 한국심장재단에 1억 원을 후원해 광주·전남 지역의 형편이 어려운 심장병 환자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 ?손이 두 개 달린 뜻은?으로 신인문학상
독서를 즐기는 최 동문은 ??생각하며 사는 길??이라는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이야기를 수집해 직원 훈화용으로 하나, 둘 적어 놨던 것을 책으로 내니 7권이 됐다.

“조물주는 우리들의 손을 자기만을 위해서 쓰라고 두 개나 달아놓지 않았을 것 같다. 오른손은 자기를 위해서 쓰라고 달아주셨고, 왼손은 남을 위해서 쓰라고 주신 것이 분명하다.”(최상준, ?손이 두 개 달린 뜻은?)

특히 그는 수필 ?손이 두 개 달린 뜻은?으로 현대문예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당시 평가단은 이 수필을 “독자의 깨달음을 유도할 뿐 아니라 앞으로 작가 자신이 가야할 길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 동창회장 역임…“학생들 성실하라”
최 동문은 2009년부터 우리 대학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가 2년인 동창회장에 2011년 재선출 돼 앞으로 2년간 더 동창회를 이끌게 됐다. 그는 2년 임기 동안 ‘10만 동문 찾기’ 사업을 진행해 동창 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동창회장으로서 최 동문은 학생들에게 그의 경영 철학인 ‘성실’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지식은 언제든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라며 “성실하게 사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실하지 않으면 결국 사회에서 발 디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학생들의 취업관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특히 대기업만을 바라보는 세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 동문은 “요새 학생들은 대기업으로만 가려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지역에서 태어나 그 지역사회에서 일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을 갖고 취업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상준 동문은 ▲1938년 출생 ▲1964년 우리 대학 토건공학과 건축공학전공 졸업 ▲1964년~1989년 남화토건 입사,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 ▲1989년~1993년 남화토건 대표이사 ▲1993년~현재 남화토건 대표이사, 부회장 ▲2002년 우리 대학 경영대학원 최고 경영자과정 수료 ▲2007년 우리 대학 명예공학박사 ▲2009년~현재 우리 대학 총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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