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쇄신의 핵심은 등록금 문제”이며 “대학 등록금을 최소한 반값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오랜 기간 삭발과 단식, 거리에서의 투쟁을 마다하지 않으며 목 놓아 외쳤던 반값 등록금 구호가 드디어 MB정권의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까지 나오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기뻐할 수가 없다. MB정권과 한나라당은 그동안 대학생들을 너무나 많이 기만해 왔기 때문이다. MB정권은 반값 등록금 공약을 한 적이 없다고 대놓고 거짓말 했고, 대통령이 나서서 등록금 상한제를 반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작년 겨울에는 등록금 예산을 삭감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 등록금 투쟁을 하는 대학생들을 잡아가두고 탄압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친 서민 정책 운운하며 시행한 취업 후 상환제(든든 학자금)는 사실상 누더기 정책으로 대학생들의 외면을 받았고, 기만적인 MB정권하에서 카이스트 대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생들이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했다. 한나라당이 진정 대학생들을 위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현하고 싶다면 그간 죽어간 대학생들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황우여 원내대표는 진짜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다. 소득구간 하위 50%의 자녀까지로 제한을 두고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재원도 반값 등록금에 필요한 5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1,2조를 어떻게든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사실상 껍데기만 반값 등록금인 기만적인 정책이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고통은 소득구간의 범위와 상관없이 극한에 달해있다. 연 천 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일반 국민들이 감당할 수가 있는가?

대학생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4대강 삽질에 쓸 예산, 재벌 감세에 쓸 예산 중 일부를 반값 등록금에 쓰라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요구는 모든 대학생들의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이다. 한나라당은 내년 선거를 의식한 기만적인 립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고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대학생들은 한나라당의 뻔한 속내를 잘 알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

대학생들이 더 이상 삭발하고 단식하고 길거리에서 구호를 외치지 않고, 무엇보다 더 이상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 위해 진심어린 정치, 대학생들을 위한 정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것이 한나라당의 가장 급한 쇄신 과제이다.

지난 28, 29일 전국의 대학생들은 한대련 대회 Real Revolution을 열어 대학생들의 요구를 분출했다. 3, 4월 학교 별 학생총회 성사로 보여줬던 대학생들의 열기, 대학생 대표자들의 삭발과 1만배 등 헌신적인 노력이 이번 한대련 대회로 모여져 세상을 들썩이는 날, 대학생들의 요구가 실현되는 날이 되었다. 이제 대학생들의 목소리에 MB정부는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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