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2009년 작성한 <유엔미래보고서 3>를 보았다. 갤럽이 2007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사상최대의 설문조사를 하였다. 종래 20년간 인간이 가장 원했던 것은 ‘돈과 명예’였는데, 그것이 ‘좋은 일자리’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물론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나 공사 등 안정된 직장을 원하고 있음은 공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운좋게 취업에 성공하여도, 심지어는 늦게 승진하여 가능하면 정년을 채우고자 한다. 왜냐하면 빨리 출세해 봐야 그만큼 빨리 - 거의 대부분이- 퇴출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직장을 그만 두면 대개는 상실감과 실망감으로 아무래도 괴로운 인생이 되기 쉽다. 더욱이 2030년에는 평균 수명이 70세에서 100세로 늘어난다고 하니 이런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에서는 어떤 교육을 하고 받아야 할 것인가? 환경미화원 모집에 대졸자는 물론 석사학위자도 지원한 사실은 이미 뉴스거리도 아니다. 험한 일이어서 당연히 남성만 해야 한다고도 할 수 없다. 씩씩한 아낙네들이 쌀자루를 어깨에 메고 시험장을 달리는 모습을 TV뉴스에서 많은 사람이 보았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도 그 ‘악몽’같은 생활을 다시 하겠다고 군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선진국 정부는 완전고용을 목표로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요하던 것을 1970년대 이후로 포기하였다고 한다.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생각하면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선진국에 가까이 갈수록 지속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임을 예견하게 해준다. 과학과 기술은 발달하지만 고용은 늘어나지 않는 현상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기능이 향상되면서 서비스업은 물론 의료업 같은 전문직에서조차 인력을 줄인다고 한다. 예컨대 고도로 정밀함을 요구하는 수술을 로봇이 하고 인간은 그 보조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현존하는 기업의 80%가 10년내에 사라지거나 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5년에는 나노기술이 상용화되어 많은 제조업이 사라진다고 한다. 나노공학의 어셈블러는 부품이 아니라 원자를 조립해서 공기와 물, 광물질만으로도 다양한 것들을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6개월만 지나도 기존 지식은 무용지물이 되고, 명문대 졸업장도 조금만 오래되면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고 한다. 결국 모든 사람은 죽을 때까지 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최근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를 발표하였다. 비록 거점기지를 이곳에 유치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대학의 많은 졸업생들이 그곳에 들어가서 취업도 하고 연구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주 본부에서는 우리대학에서의 인재배출과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 하에 학사조직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유사중복학과와 생명과학기술학부의 문제해결을 하고자 함이다. 여러 가지 논의가 교내외에서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학생,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을 받아 줄 직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최선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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