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대강당 옆의 홍매화 나무를 좋아한다. 일단 400여 년이라는 수령에서 나오는 아우라(Aura)는 둘째치고라도 4월에 붉은 꽃이 피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여지없는 1면 사진 감이다. 하지만 꽃이 진 후 요즘의 홍매화 나무에 더욱 애착이 간다. 조금만 다가가 보면 매실이 영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인 요즘, 매실에 빗방울이 맺혀 있는 것을 보기만 해도 입 안에 절로 신 기운이 돈다.

5월 17일 학생총회가 열린다. 한 해 중 가장 많은 수의 학생들이 홍매화 나무가 바라보고 있는 봉지에 모여 소통하는 자리가 바로 학생총회이다. 이를 앞두고 바라는 것 몇 가지를 생각해봤다.

일단 많이 모였으면 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생총회의 역할은 물론 그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참석한 학생 중에는 자의가 아닌 ‘군중몰이’의 대상인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학생총회가 끝나갈 즈음의 빈 의자는 그 의자의 주인이었을 이의 느낌조차 남아있지 않아 한없이 차가웠다.

올해 괄목할만한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양상을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지난해 경선 이후 총학생회에 대한 관심 커진 데다 법인화·회칙개정 등 중요한 쟁점 사항이 논의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통해 진짜 여론을 선보일 때다.

좀 더 바란다면 이제는 합의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 법인화 문제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총학생회의 여론 수렴도, ‘The 전대’의 천막 농성도 지금까지는 모두 일리가 있고 좋다. 하지만 학생총회를 통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된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이제는 한 목소리로 저항할 때다. ‘찬반 여론을 들어보자’, ‘너네는 찬성이냐’는 등의 말들은 학생총회 이후에는 소모적 논쟁일 뿐이다.

홍매화 나무에 영근 매실과 같이 학생총회의 결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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