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를 보다 좌회전 신호등을 바꾸겠다는 기사를 봤다. 3색 신호등 옆에 좌회전 신호를 3색 신호등과 마찬가지로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기사를 보고 ‘왜 저렇게 만들지? 저게 세계 표준 신호등인가?’란 생각을 했다. 이유는 좀 황당했다. 이 신호체계는 유럽의 몇 개 나라에서 시행중이며, 이 신호등을 설치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이 신호를 헷갈려 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는 서울에 몇 군데 교차로에 이 신호등을 설치했다.

결과는 역시나 혼란 그 자체였다. 신호등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빨간색 좌회전 신호를 보고 좌회전 신호가 떨어진 줄 알고 주행을 하는 일이 다수 일어난 것이다. 물론 처음 시행했으니 이런 결과는 당연하리라 생각한다. 이 점은 점차 적응이 될 것이다. 뭔가 이로운 점이 많으니 그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교체를 하겠지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뉴스엔 건강 보험료 인상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직장인들 건보료가 최대 4배까지 올랐다는 기사였다. 가장 큰 이유는 건강보험적자였다. ‘뭐 작년에도 동결하고, 적자 매꾸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나 보네.’라고 생각했다.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발견한 기사는 또 신호등 얘기였다. 이번엔 보행자 신호등에 남자만 있는 게 남녀 성차별이라며 여자도 같이 그려 넣겠단다.

이건 뭐지? 이 기사가 나한테는 모두가 다 알아보고 멀쩡한 신호등을 모두 교체하겠단 말처럼 들렸다. 보행자 신호등을 보면서 남녀 성차별이란 생각을 과연 몇 사람이나 했을까? 다들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만 못 느끼고 있었을까? 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어제 본 건보료 기사가 생각났다. 보건복지부는 돈이 없어 세금을 기존에 4배나 많이 걷어 가는데 건설교통부는 돈이 남아도나? 건설교통부에서는 그렇게 우리가 낸 세금을 쓸 데 없는데 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보건복지부에서는 ‘선심성 복지 정책’을 막아야 한다며 보험료를 어마어마하게 올렸다. 이건 뭔가 아이러니 하지 않나?

난 정치를 잘 모른다. 예산측정을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고 남은 예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국민들을 위한 예산 정책은 아닌 듯싶다.

어제 실시한 4.27 보궐선거 후 이재오 장관의 인터뷰 중에 한나라당의 ‘젊은 층 공포증’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글이 있었다. “당연히 같이 안고 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싫어하는 이유가 있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없애면 되는데,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은 그냥 싫다고 하니….” 이재오 장관 말처럼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그냥 싫어하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서민을 힘들게 하는 정책이 싫은 것이다. 이런 정책을 이끌어 가는 게 거대 여당이라 그 여당이 싫은 것이다.

정치하는 분들, 제발 자기 밥그릇 챙기기 전에 서민들 밥그릇도 생각해 주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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