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학금 받고 오는 우수 유학생 유치도 적어…대책 마련 절실

우리 대학 외국인 유학생 숫자는 올해 들어 1,000명을 넘어서 1,022명에 달했다. 꾸준히 증가해 온 외국인 유학생 비율. 국제화에 한 발 다가섰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외국인 유학생 문제점이 꽤 있다. 외국인 유학생 기획은 총 2회 연재되며 그 첫 번째로 우리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과정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과정 중 생겨났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총체적인 외국인 유학생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다음 호(1479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이 실린다. /엮은이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 전공 강의를 잘 따라가지 못한다.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은 학업에 어려움을 느낀다. 교수들은 외국인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 매번 걱정이다. 출석률이 저조하다거나 시험 성적이 매우 낮은 학생들을 보면 외국인 학생들인 경우가 많다. 내국인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들과 수업 중 팀이 되는 것을 꺼려한다. 외국인 유학생과 언어적인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새 외국인 유학생은 수업 중 배제되어 버린다. 외국인 유학생은 외국인 유학생끼리 다닌다. 외국인 학생과 내국인 학생이 잘 섞이지 못하는 것, 이것이 현재 우리 대학이 풀지 못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숙제다.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인한 문제발생
2007년~2008년 한류의 영향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대거 유입되면서 외국인 유학생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 문제가 됐었던 부분은 수업에서 낙제를 맞는 학생들과 학업 중도 포기 학생들이었다. 2007~2008년에는 우리 대학 외국인 신입생 입학기준에 한국어능력 등의 특별한 제한 자격이 없었다. 이에 한국어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들어와 한국어 전공강의를 들었다. 당연히 수업을 이해하지 못해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때문에 출석률도 상당히 저조하고 수업태도도 불성실해 당시 여러 번 문제로 지적됐었다. 2008년에는 외국인 유학생 약 500명 중 20~30명 이상이 수업에서 낙제를 맞았을 정도다. 외국인 신입생 입학기준에 한국어능력 급수를 둔 것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한편 학업 중도 포기 학생들은 말 그대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로 한국에 와 돈 벌기에 매진한 경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수업은 듣지 않고 알바나 공장에 나가 일을 하기도 했고 실제 돈을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들도 있어 문제가 됐었다.

국제협력본부는 그들의 학업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2009년에 ‘버디버디’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버디버디는 우리 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내국인 학생과 1대 1로 연결하여 유학생들의 학업증진 및 대학 생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시행된 프로그램이었다. 국제협력본부 신주현 씨는 “당시 버디버디라는 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의 낙제 맞는 비율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버디버디의 명칭이 ‘외국인 초년생길잡이’로 바뀌면서 수혜 대상이 외국인 신입생(편입생 포함)으로 제한되었고 프로그램 기능도 대학 생활 적응을 위한 것으로 그 의미가 좁아졌다.

한국어 능력 기준을 두는 것, 학업 증진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는 것으로 낙제 맞는 외국인 학생들의 비율을 줄여나가 현재 낙제를 맞는 외국인 유학생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 학생들의 학점이 높은 편은 아니다. 입학기준에 한국어 능력 제한이 없었던 2007~2008년 신입생들은 현재도 한국어 전공강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2009년 이후에 들어온 한국어 능력 3급 이상의 입학생들도 한국어 전공강의를 따라가는 데는 무리가 있다. 수업 도중 “이해하고 있나”라는 교수들의 질문에 대부분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아직까진 힘들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등의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영어로 진행되는 영어중심강의는 외국인 학생들이 잘 따라가는 편이다.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협력본부는 ‘한국어 우수 장학’이라는 장학제도를 마련했다. S-TOPIK 4급인 학생은 입학 첫 학기 입학금과 수업료가 면제된다. S-TOPIK 5급에 해당되는 학생은 입학 첫 학기 기성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S-TOPIK 6급에 해당되는 학생은 입학 첫 학기 등록금 전액 면제와 재학 중 수업료가 면제된다. 현재 우리 대학에서 S-TOPIK 6급에 해당되는 학생은 전체 외국인 학생 중 약 5% 정도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내국인 학생들이 함께 모여 앉아 수업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외국정부 장학생 등 우수한 유학생 유치 적어
현재 우리 대학에 국비 유학생으로 와 있는 학생은 베트남 학생 3명뿐이다. 그것도 3명 모두 대학원생들이다. 이처럼 우리 대학 내에는 정부 장학금을 받고 온 우수한 유학생들이 적다. 자국 정부의 장학생으로 뽑혀 오는 우수한 유학생들은 모두 서울에 유명 소재지 대학에 입학한다. 실제 우리 대학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하고도 대학에 입학할 때는 서울 유명 대학을 선택해 빠져나간다. 이 또한 우리 대학이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우리 대학은 우수한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올해부터 ‘외국정부 장학(F.G.S)' 제도를 도입했다. 자국 정부 장학금을 받는 학생을 대상으로 재학 중 8학기(학부) 혹은 6학기(대학원) 수업료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유지조건은 직전학기 성적 학부 3.0이상, 대학원 4.0이상이다.

대내외적으로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희대학교의 경우 외국 학생들에게 인지도가 높아 정부장학생들이 다수 입학하고 있다. 정부 장학금을 받고 온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현재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이다.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유치할수록 대학의 실제적인 국제화 수준이나 학생들의 학업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협력본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학생들은 지방에 있는 대학들을 잘 알지 못한다”며 “우리 대학은 현재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대외적으로 많은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유학생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대학 내 국제화 수준을 높여나가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제화 수준의 기준이 되는 것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교직원의 수와 영어강의 수,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유학생 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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