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성대(太平聖代). 어진 임금이 잘 다스리어 태평한 세상이나 시대를 뜻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이러한 태평성대의 대표적인 시대, 요순시대가 나온다. 요순시대의 요임금과 순임금은 백성들과 똑같은 초가집에 살고 함께 농사지으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다고 한다. 그 무렵 백성들이 불렀다는 <격양가>는 아래와 같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통치자가 누군지 몰라도 모두가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굶주리는 사람이 없으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함께 행복을 나누는 이러한 세상이 요순시대였다.

하지만 ‘요순지세에도 도척이 있었다.’는 말처럼,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요순시대에도 역사상 손에 꼽을 악인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절대적인 이상사회는 없는 것일까.

중국윤리수업에서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요순시대에 악인이 있다는 것은 그 시대가 악인을 악인이라 부를 수 있는 시대라고. 이상사회는 악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악한 행동을 하면 벌을 주고 선한 행동을 하면 존경하는 사회인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부정한 자는 심판은커녕 자식들까지 잘 먹고 잘 살고, 정의로운 사람은 핍박받고 가족에게조차 멸시에 찬 시선을 받는 사회가 됐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러한 현실이 당연하듯 받아들이고 도덕은 형식적인 것,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을 쫒는 꿈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금호타이어 노조파업이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같은 지역이기에 내 친척의 일이고 이웃의 일인데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듯 무관심한 학생들이 많다. 적어도 사회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지성을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대학생이라면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판단하는 눈을 갖춰야 한다. 내 일에만 바쁘게 쫓겨 주변의 사람들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부정한 것에는 화를 내는 용기, 정의로운 것에는 존경을 갖추는 미덕을 지닌다면 요순시대의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