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산 철에 접어들면서 우리 대학 재정배분의 합리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대학평의원회는 기성회비 배분율(기성회결산/기성회수입)이 단과대학(원)별로 심각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의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의원회에 따르면 일부 단과 대학(원)의 경우 기성회비 수입보다 오히려 많은 예산을 배정받고 있고 이는 타 단과대학(원) 몫의 기성회비 등록금까지 끌어다 형국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학문적 속성이나 정책적 판단을 고려한다 해도 이 편차는 지나치다는 것이 평의원회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그 편차의 대부분이 대학별로 기 배정된 교직원들 수의 차이에 따른 인건비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의 개선은 구성원들 간의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재정 배분의 합리성과 공정성 논란의 이면에는 무엇보다도 등록금 동결이라는 요인이 내재되어 있다. 사실 지난 3년간 등록금 인상을 동결하면서 적어도 20% 가까운 재정수입 감소가 있었다. 이러한 재정 압박은 예산 편성의 건전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실제 재정담당자들은 지난 3년 동안 우리 대학 예산에서 군살은 거의 없어졌다고 자신하고 있다.

우리 대학 재정의 건전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군살을 빼는 것을 넘어 과도한 다이어트도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학본부가 2011학년도부터 세계교육기행 사업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 군살빼기의 일환인지 아니면 재정압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묻고 싶다. 정말로 군살이 빠졌다면 건강하고 경쟁력있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의 영양분 공급을 해 주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배분의 불균형에 대한 평의원회의 지적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대학의 재정 문제 타개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학문적 특성에 따른 등록금 책정의 차등화에 대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의 재정 운용에서 더 덜어낼 군살이 없는지를 더욱 더 철저하게 체크해 보아야 한다. 대학 본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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