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12년 동안 제도권 교육의 틈바구니 속에서 붕어빵으로 살아오다 비로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대학에 들어온 그들. 누구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축하와 부러움의 말을 함께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2월 27일 현재. 지금쯤 새내기들, 낭만의 대학 생활을 꿈꾸며 손꼽아 3월 2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선배들이 이야기 할 지도 모른다. ‘대학의 로망’은 없다고.

세계교육기행이 없어졌다. 등록금 동결의 결과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을 슬프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학평가지표에 세계교육기행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 차라리 이런 이유라면 숨기기라도 하지. 이러한 이유가 당연하게 이야기되는 상황. 필자만 슬픈 건가? 학과평가의 상황도 안타깝다. 평가지표 중 하나였던 ‘교육 경쟁력 제고 프로그램 운영실적’은 학과 프로그램과 참여율을 토대로 점수를 매겼다.

그래서인지 많은 학과에서 ‘이뭣고-교학상장’에 새내기들을 무조건 참여시키고, 과 행사나 취업캠프 등에 ‘장학금’이나 ‘수강신청 우선혜택’ 등의 조건을 걸었다. 문제는 평가를 위한 점수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의 범주가 조금씩 좁아지는 느낌이다. 안 그래도 ‘자기계발 활동기록부’ 때문에 토익이다, 봉사활동이다 점수 ‘따느라’ 바쁜 마당에.

방학 중 필리핀의 두 대학에 갔었다. 체육관에 모여 춤을 추고, 잔디밭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그렇다고 도서관이 비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틀 간 필리핀 대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왔겠냐만 적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의 로망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대학도 점수 따라 돌아간다는 사실을 새내기들이 알면 슬퍼할 텐데. 정말 ‘점수’가 최선인지, 확실한지 다시 한 번 돌아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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