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걷다가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들이 눈에 들어왔다. “선배님의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어느덧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그리고 내 졸업식이 떠올랐다. 지금은 대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졸업할 때 까지도 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졸업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막막하고, 졸업을 유보하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졸업을 하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업준비를 하던 중 취업 지원과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학교 일을 돕다가 공부가 더 하고 싶어져서 대학원까지 오게 됐다.


대학원을 들어와서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학부생 때 실험실에 들어와 실험하는 법을 배우고, 대학원에 들어와서는 자기 실험을 하며 논문 준비를 하지만, 난 그런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6개월은 실험하는 법을 배우고, 공부하는 법을 배우느라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른 체 정신없이 보냈다. 그리고는 좀 더 일찍 내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내가 조금만 일찍 공부를 더 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이 흐르는 데로 끌려 다니진 않았을 텐데...

그래서 가끔 나처럼 미래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친구들을 보면 나를 보는 듯해서 안타깝다. 내가 그랬었다. 4학년이 돼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그냥 공부 열심히 해서 학점 잘 받아서 취직해야지. 이게 다였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보니 준비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4학년 1학기가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달랐다는 것을...

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느 회사가 올해 몇 명 채용계획이 있고, 그 회사를 가려면 어느 정도의 스펙이 있어야 하며, 어떤 경력이 가산점이 되는지 등 너무나 구체적인 계획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대학 4년 동안 해 놓은 게 없다는 것을... 준비가 없다보니 자신감을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니 의욕마저 떨어져 버렸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남은 대학생활을 하다 졸업을 해버린 것이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난 그렇게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깝고, 안타깝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꼭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대학생활 재밌게 즐기며 사는 것도 좋지만, 미래를 꿈꾸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아무리 늦어도 3학년 되기 전에 취업을 하고 싶다면 가고 싶은 회사를,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다면 어떤 분야를 공부 할 지를 정했으면 한다. 목표가 정해진다면 내가 해야 할 일들도 눈에 보일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4년을 보내면 이력서를 쓰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4년 동안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반면 조금만 일찍 계획을 세우고 미리 준비한다면 청년 실업 따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 모두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서 모두에게 즐거운 졸업식이 됐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내년에 즐거운 졸업식을 맞이하고 싶다. 그래서 난 지금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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