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부터 여수 캠의 생활관비가 전년도 대비 무려 15%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이 학내에서 설왕설래되고 있다. 주지하듯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 대학은 3년째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는 국내경제에 막대한 구조조정 비용을 가하였으며, 국립대에는 소득감소로 인한 학부모의 등록금 납부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사회적 책무가 부여되었다. 올해에도 물가대란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국민적 우려를 반영하듯 대학본부는 등록금을 동결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왜 생활관비는 이처럼 엄청난 비율로 증가시켜야 하는가?

생활관은 내외적인 경제적 압박 즉 외환위기, 구제역파동, 물가급등 등의 요인으로 인한 운영비 가중으로 인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기숙사의 의미를 숙고할 시 무려 1년간 15%나 인상하는 처사는 학생들의 불만과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기숙사 시설과 영양가 높은 식단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선진국의 유명대학을 관찰하면 학부생에게는 캠퍼스 정문 주위의 고급주택 형 기숙시설부터 학내의 대형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싱글 형과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라는 행정서비스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풍족한 토대를 갖춘 선진국 대학과 땅이 좁은 우리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21세기 아닌가? 글로벌 열린대학을 표방하고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려는 야망을 지닌 대학이라면 당연히 최신시설과 값이 저렴한 양질의 기숙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이에 현 사태에 대해 대학당국과 생활관 운영자는 첫째 왜 인상이 불가피한가에 대한 명확한 소명을 해야 할 것이고, 둘째 최소한 물가 수준으로 맞추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인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이 국내외적으로 일류대학으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이 일치단결하여 미래성장동력을 자체적으로 재생산하는 내적 시스템을 구비해야 된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집처럼 편안하게 지내면서 학문도야에 매진하게끔 도와주는 글로벌 표준의 기숙시설은 대단히 중요한 대학발전의 하드웨어이다. 부디 기숙사를 둘러싼 논쟁이 위의 미래목표에 조응하는 상생 안으로 귀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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