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기업 1위, 전기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책임 의식 있어야”

우리나라의 전기를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기업. 동시에 국내기업 입사선호도 2위, 자원 분야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 등의 실적을 보유한 경쟁력 있는 기업. 바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이다. 온 국민의 ‘빛’을 담당하고 있는 한전에 대해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현재 한전에 근무 중인 김헌태 배전계통팀장(전기공학·81)을 만나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 엮은이


- 한전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전기만 만들어 팔면 되는 기업으로 보일지 모르나 의외로 다양한 업무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발전소 원자력 수력 화력이던 간에 발전소는 지도 끝부분에 있다. 공업용수가 필요하기에 바다 쪽에 있기 마련인데, 그 곳에서 발전을 하여 변전소를 거쳐 일반 가정으로 공급 된다. 변전소까지 보급되는 전기는 한전이 아닌 6개의 자회사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전은 송전부터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실무진의 경우 송변전 직군, 배전 직군, 사무 관리, 토목·건축·통신, 현장 기술직군으로 구성된다.

 

- 한전에 취직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시기, 계기는?

전기공학을 전공했기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전이 연상되었다. ROTC에 들어가기 전 대우그룹에 스카웃 제의를 받아 놓았고, 제대할 무렵 삼성, LG 입사 시험에도 합격한 상황이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면 삼성에 들어갔겠으나 전기공학을 전공했기에 한전을 선택하게 되었다. 입사할 때만 해도 한전에선 모두 전기만 만지는 줄 알았다.

 

- 한전에서 근무하는 것의 장·단점?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아무래도 일반 사기업 보다는 안정된 직장이라는 점이 장점이라 생각된다. 근무평점이 좋지 않은 사원은 물론 해임이 되지만, 사기업과 비교하면 추가 교육기간이 존재 하는 등 조금은 더 안정된 직장이라 본다. 한전하면 일이 쉽고 편한 직업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부장급 직원들은 7시 40분쯤에 출근하며, 광주전남 지역 25개 시군에 지점에 가보면 매일 야근하다 시피 한다. 인턴사원들이 오면 밖에서 듣던 환경과 많이 다르다고 놀라기도 한단다. 그러나 ‘공룡기업’, ‘방만한 운영’등의 기사로 신문이나, 방송에 한번 씩 언급되다보니 한전을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이다 보니 조그마한 실수에도 크게 반응이 오는 것 같다.

 

- 한전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배가 송전철탑을 건드려서 신안군 관내 전역이 정전이 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철탑을 복구하는데 최소 30일은 걸린다고 보고를 받았었는데, 광주 전남에 있는 모든 발전기를 끌어 모아 하루만에 90% 이상을 복구했다. 그 덕분에 근처 양식장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았고, 무사히 설비 보수를 끝낼 수 있었다. 그 당시 발전기를 외부에 설치해놓고 작업을 하였기에 무척이나 위험한 시도였는데 24시간 교대로 근무를 하면서 감시, 보수를 했던 기억이 난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었는데 별 피해 없이 안전하게 완수한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

 

- 한전에 취직하면서 힘들었던 점, 지금 근무하면서 힘든 점?

군대에 있을 때도 영어공부는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었고, 입사 시험에 논술시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논술준비도 했었다. 당시 취직이라는 것은 지금처럼 아주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고, 취직 후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더욱 중요시 했기에 취직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다. 근무를 하면서 혹시 정전이 한번 발생하기라도 하면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다. 전기 설비의 경우 아파트단지, 공장 등에 있는 자체 설비의 경우 자체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데 유지보수가 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러나 자체 설비의 문제로 생긴 정전도 한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일이 일파만파 커지게 되면 가슴이 아프다. 전기관련 문제라고 하면 한전에서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크다.

 

- 한전의 출퇴근 시간과 관리직으로써 하루 일과는?

9시-6시. 탄력근무제도는 없다. 자신이 일처리 하는 시간이 늦으면 야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전기는 24시간 공급되어야 하기에 저녁 교대근무제도 존재 한다.

출근하면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정전사건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다음으로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전이 났는지, 일어났다면 대책이 무엇인지 매일 아침 8시 경에 본부장님께 보고하는 것으로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차장이 3명 있다. 가공 선로의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 한곳, 자동화 설비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 한곳, 대형 송변전탑을 관리하는 부서 한곳 총 세 부서의 차장들과 만나 점검 보고서를 받는다. 정전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하는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유지·보수 작업이 매일 진행되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매일 하는 일과이다.

 

- 한전에 취직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전에 입사하기까지의 절차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특별히 조언해 줄 것이 없어 보인다. 입사한 후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책에서 배운 것만으로는 안 된다. 복합적 인물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책상에서 공부만 해온 사람이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회현상에 관심도 가지고, 젊었을 때만 부릴 수 있는 객기도 부려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또한 한전에서 하는 일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활동이다. 내가 일을 해서 온 국민들에게 전기가 공급된다는 생각을 하면 가끔씩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따뜻함,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경제적으로 조그마한 손해를 볼지라도 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삶도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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