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신문에서는 작년 우리 대학에 있었던 굵직한 사안들을 되돌아보고자 좌담회를 열었다. 동시에 구성원들 사이에 항상 거론되고 있는 ‘소통’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바람직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문제 삼아 봤다. 소통 체계의 중요성,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토대로 학내 구성원들의 희망하는 2011년의 소통에 대해 들어봤다.

참여자
▲허양일 교수(고분자공학·기능성고분자재료) ▲박세종 팀장(홍보팀) ▲박현진 씨(철학과 박사과정) ▲박가을 씨(영어영문·05) ▲사회: 소중한 편집국장

총학 ‘학생 참여’ 고심 필요

소중한 편집국장
소중한 편집국장

사회자: 지난 해 치러진 ‘2011 총학선거’가 학내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가을: 공약을 제시하거나 자신의 철학을 호소하는 모습보다 서로 상대방을 비방해서 표를 얻으려 해 안타까웠다. 학생 입장에서 보기에는 그저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허양일: 주위 교수, 대학원생, 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선거 진행 방향이 어떻게 되가는지, 어떤 후보가 당선됐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총학선거에 학내 구성원들이 이토록 무관심했다는 것은 큰 문제다. 소통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세종: 소통이 잘 안 되는 근본적인 문제는 구성원들이 공동체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총학선거도 구성원들이 빠르게 의견 표출을 했더라면 그토록 파행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모두 무관심하게 바라보다가 일이 커진 듯하다. 구성원들의 건전한 의견이 표출되고 자연스럽게 내부에서 회의하기 위해서는 공론장이 필요하다.

사회자: 내년 총학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고 보는가?

허양일 교수
허양일 교수

허양일: 총학은 투표율 저조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교수, 학생 등 모든 대학 구성원은 ‘취업률’에 관심이 높다. 그런데 총학은 정치적인 것을 주로 다루니 간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후생복지, 장학금, 등록금, 학습 환경 등 학생들이 피부로 느낄 문제들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박현진: 학생회가 마치 무슨 정치적 정당처럼 느껴져서 참여를 못하겠다. 거리감도 있고 무섭기도 하다. 소통이 잘 안 되는 이유가 ‘공동체 의식의 부족’보다 참여 계기와 방식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학생회 선출 방식도 자연스러운 참여가 아니라 거의 계속 세습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참여하는 연습도 잘 안 돼 있고, 불만은 있는데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른다. 학생회나 참여를 외치는 이들은 구성원들의 자세만 문제 삼는데 참여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박가을: 편 가르기도 문제다. 이번 총학은 바뀐 만큼 경험이 부족하다. 자기 쪽 사람만 쓰지 않는 포용력을 보여 줬으면 한다.

수동적 참여자에 머무르는 ‘학생’
사회자: 교수-학생 간 소통이 문제시 되고 있는 가운데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형태로 교수와 학생이 만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어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역할을 평가한다면?

박가을 씨
박가을 씨

박가을: ‘아하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1, 2학년 후배들과 교수님이 같이 비엔날레에 갔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부러웠다. 군 전역 후 복학해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 잘 몰랐는데 학교 측에서 홍보를 좀 더 크게 해줬으면 좋겠다.

박현진: 그 프로그램이 소통의 장으로서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건 교수님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횟수가 한 학기에 한 두 번뿐이라 아쉽다. ‘참여관찰’이라는 명목 하에 감시인이 방문해서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도 불만이다. 이는 학생들을 자율성과 주체성을 가진 자로 보기보다 단지 참여자로만 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참여관찰 학생은 전년도 해당 프로그램 우수 학생이라고 들었는데 그 인원과 비용을 프로그램 홍보와 참여자 지원금 확대에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허양일: 구성원끼리 서로 신뢰해야 한다. 그들은 참여관찰 명분으로 도와주려고 온다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감시당하는 기분일 수도 있다.

사회자: 대학 본부와 학생 간의 현 소통 체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세종: 모든 것을 본부가 주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전대광장과 같은 공론장은 세상에 대한 담론, 학점 내용까지 모두가 담겨있는 삶의 장이다. 그와 같은 토론장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들어서 계속 정보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편안하고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 마련
사회자: 현재 우리 대학에는 신문방송사, 전대광장 등의 공론장이 있긴 하나 학교 정책부터 개개인의 갈등까지 다룰 만큼 활성화 되지는 않았다. 공론장에 더욱 많은 참여가 이뤄지려면 구성원 각자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박세종 팀장
박세종 팀장

박세종: 과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늘어났지만 소통은 줄어들었다. 소통이 아닌 일방적 주장만이 팽배하다. 누군가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해야 하는데 그것은 전대신문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양일: 다른 곳은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고 끝이지만 신문은 의견을 조율하는 장치가 있다. 전대신문은 상호 의견 교류와 정보의 취사선택 역할을 동시에 잘 해내려고 노력하고 본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사회자: 내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희망하시는지?

박현진 씨
박현진 씨

박현진: 대학 본연의 목적이 ‘공부’라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놀이의 장, 삶의 장이 되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 진로와 관련한 딱딱한 것 말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행사, 기획도 있었으면 좋겠다.

박세종: 소통의 통로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잘못하면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모든 구성원은 그곳을 거쳐 가게 해 정보를 놓치는 일이 없게 하고 싶다.

허양일: 학내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려면 구성원들이 서로 간에 신뢰를 갖고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박가을: 소통은 곧 신뢰다. 서로의 의견만 개진하기에 앞서 상대를 신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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