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 선출된 국회의원을 뒤에서 보좌하며 때로는 직접 앞에 나서 의원의 앞길을 뚫을 줄도 알아야 하는, 문서작성부터 인사활동까지 여러 경계를 오가는 다재다능한 인물들의 직업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생소할 수도 있는 국회 보좌진에 대해 김정곤 보좌관(정치외교·84)을 만나 그들의 주요 업무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 엮은이

- 국회 보좌진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시기가 언제인지, 계기가 있다면?
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생각은 일단 전공학과의 영향이 컸다. 학문적으로 보좌진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같은 과 출신 보좌진을 볼 기회가 많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졸업한 90년 당시 국회 보좌진이 직업으로 구체화 되진 않은 시기였으나, 젊은 혈기로 봤을 때 매우 매력적인 직업으로 느껴졌다. 그 당시 보좌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멋지고 의미 있는 모습으로 보였었다. 훌륭한 정치인에게는 능력 있는 보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 대학 동문들의 활동상을 보고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졸업하고 나선 일반적인 회사에서 근무했다. 40대 초반에 김재균 의원님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선거를 도왔고 의원님의 당선으로 보좌진이라는 직업을 가지게 됐다.

- 일반적으로 보좌진이 되기 위한 절차와 본인이 보좌관이 되기 위해 해온 일들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절차적으로는 국회에서 공고를 띄우고, 그 후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국회사무처에 등록을 하면 보좌진이 될 수 있다. 국회 보좌진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국회의원의 임용에 대한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보좌진 채용은 크게 의원과의 연관성이 없는 상황에서 정책전문 보좌진으로 채용되는 경우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역할을 맡아 수행하여 보좌진으로 합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국회 홈페이지에 보면 ‘의원실 통신’ 게시판이 있는데 이곳을 통해 채용공고가 나온다. 시험을 보는 형태가 아니기에 해당분야의 경력·경험이 중요시 된다. 대학 재학 시절에 대학생 명예보좌관, 사이버 보좌관 등을 졸업 후에는 인턴보좌진을 거치면서 국회 전반에 대한 경험과 경력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자의 경우 대선캠프, 정당 활동, 특정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준비 작업이라 생각 할 수 있다.

- 국회 보좌진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현재 국회의원은 자신의 보좌진으로 총 7명의 정규 인력과 2명의 인턴을 채용할 수 있다. 공무원 직급중 서기관에 해당하는 4급 보좌관 2명, 사무관에 해당하는 5급 비서관 2명, 주사에 해당하는 6급 비서 1명, 주사보인 7급 비서 1명, 9급 행정비서 1명 등으로 구성된다. 4급 보좌관은 일반적으로 두 명이 정책과 정무를 구별하여 총괄하고, 5급 비서관과 6급 비서관은 정책 전담, 또 한 명의 5급은 지역사실 담당이 일반적 형태이다. 7급 비서의 경우 차량수행을 담당하고 9급은 대부분 여비서로 회계 및 서무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정책분야의 경우 주로 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 활동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해당 상임위 소관기관에 대한 예산, 정책, 운영에 대한 지적과 대안제시를 만들어야 한다. 정무분야는 정당 활동, 지역구활동, 민원관련 활동 등에 있어 의원을 보좌한다.

- 국회 보좌진이 되기 위한 중요한 자질 몇 가지를 꼽는다면?
다른 능력보다는 정치적 감각이 타고나야 되지 않나 싶다. 실제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정보와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상황판단이 빠르지 않으면 의원을 적절히 보좌하기 힘들어 지기에 항상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질의문, 보도자료, 성명서 등 주로 글로 표현해야 하는 직업인만큼 말하는 것보다 글쓰는 능력이 도움이 된다.

- 본인이 느끼기에 국회 보좌진이라는 직업의 장,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장점이 더욱 많다고 본다. 이론적일 수도 있으나 대한민국 입법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입법 활동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또한 방대한 정보에 수시로 접근할 수 있다. 국회 보좌진들은 국회의원을 대신하여 행정부처에 자료를 요청하여 볼 수 있고 그만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자료를 얻고,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자료를 볼 수 도 있다. 자신의 식견을 높이고 가치판단을 함에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다른 방향의 직업을 가지려 할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공식적으로 국정전반의 잘못된 실태에 대해 현장에서 지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생각한다.
단점을 말해보면, 국회의원의 의중에 따라 임용이 결정되기 때문에 직업의 보장성이 적다. 근무일정이 일정치 않고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역시 굳이 말하자면 단점인 것 같다.

- 보좌진 직을 하시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였나?
국정감사 등 열심히 노력한 결과에 대해 주변에서 인정을 받고, 보좌하는 의원님이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경우 뿌듯하다. 또한 소외계층을 위한 입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대한민국 법률로 확정되었을 때도 기쁨이 크다.

- 국회 보좌진의 꿈을 가지고 있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점, 보좌진 직을 할 시에 지금 제일 힘들었던 점?
개인적으로는 40대 후반에 보좌진 직을 시작하게 되면서 경험이 없었던 것이 힘들었다. 보좌진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이 경험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 직을 하면서 느끼는 긍정적 측면이 더욱 많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것, 개인적 소신과 보좌하고 있는 의원님과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가 없을 수가 없기에 육체적인 업무보다는 그런 면에서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 국정감사 기간 동안 기사화 된 사건이 많았다. 이번 국정감사 기간 동안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9월 국회는 정기국회로 3개월 동안 열린다. 예산국회, 결산국회, 업무보고국회 등 여러 국회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기간은 국정감사 기간이다. 1년 동안 정국이 한 잘못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대안을 지적하는 시기이기에 언론에도 이슈가 많이 된다. 그런 만큼 국정감사에 대한 부담감도 많고, 과장하면 의원의 의정활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 LPG 가스통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 했었는데 가스통을 직접 현장에 들고 나와 지적을 하여 언론에 주목을 많이 받았다.

- 과거에 비해서 현재 국회 보좌진 직이 달라졌다 싶은 점은?
과거에는 보좌진이 특정한 직종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면, 지금은 전문가들이 일할 수 있는 일정한 직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보좌진 사이에서 성실하고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한 의원에게 연속성이 보장이 안 되더라도, 국회 내 보좌진의 연속성은 갈수록 보장되고 있다고 본다.

- 앞으로 국회 보좌진이라는 직업의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나?
보좌진이라는 직종 자체가 전문직으로서 위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크게 보았을 때 직업의 연속성이 보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 본다. 젊은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확신한다. 출신지역이나 학벌에 대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역대학 출신 후배들의 진출이 타 직업군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 국회 보좌진의 일반적인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국회 회기가 없는 평상시에는 8시 경에 출근해서 언론을 점검하고 그 날의 현안을 세부적으로 점검한다. 당일 현안 보고 후 각종 회의나 토론회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고, 지역구에 통화를 하여 상황을 알아보기도 한다. 7시 경에 퇴근을 하면 보좌진마다 다르겠지만 주로 퇴근 후 언론사 기자와 접촉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국정감사 등 국회 회기시에는 7시에 출근하여 당일 감사 질의자료를 재점검 하고, 질의 모니터링을 하거나 참석하게 된다. 그 후 다음날 질의를 점검하고 해당 기관에 자료를 요구하는 등 질의를 추가 작성 하고, 새벽 1시 쯤 퇴근을 하거나 새벽에 작업을 계속 하기도 한다.

- 국회 보좌진이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줄 가장 중요한 조언이 있다면?
하나의 전문 직업으로 자리매김을 했고, 앞으로도 전문직이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내가 먹고 사는데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 이전에, 정치적 직업인만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추구할 수 있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통로로서의 의미를 부여해서 직업을 추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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