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제가 도입된 이후 법학전문대학원은 우리대학의 자랑이 되었다.그러나 현재 지방에 위치한 법학전문대학원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정원이 충원되지 않고 등록률이 떨어졌으며 중도포기자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1997년 사법제도개혁심의회를 만들어 2002년 법안을 통과시키고 2004년에 로스쿨을 개교하였다. 로스쿨 도입이 빠른 일본은 그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지방대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대신문은 지난 여름방학에 일본 교토대학을 다녀왔다. 그 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르고, 우린 그들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엮은이>

■ 우리 지방대, 정원 채우기도 버겁다.

정부는 지방에도 고른 사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방대학에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인가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우리 대학을 비롯한 지방 대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할당제가 도입됐지만 지방대 로스쿨의 상당수는 수도권 출신이 차지하고 학생 등록률도 크게 저조한 것. 이는 향후 로스쿨이 제기능을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대학 로스쿨 합격자 120명 중 수도권 대학 출신이 81명(67.5%)이 올해 합격자도 수도권 대학 출신이 93명으로 77.5%를 차지했다. 반면 전년 우리 대학 출신의 합격자는 31명(25.8%)이며 올해의 경우 18명(15%)이었다. 매년 우리대학 로스쿨 합격자 10명 중 7~8명이 수도권 대학 출신인 것이다. 지방 로스쿨 합격자들 중 대다수인 수도권 지역에서 온 지방대 로스쿨 입학생들은 수도권 지역의 로스쿨에 입학하지 못해 지방으로 내려온 경우가 대다수이다. ]
또한 우리 대학 로스쿨 1차 등록률이 80.8%에 그쳐 지난해의 84.1%보다 더 낮아져 지방대 로스쿨 이라는 이유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짐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난해 18명에 이어 올해 중도 포기자가 13명으로 포기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편입제 도입까지 이야기 되고 있어 지방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교토대학은 법학 도서관이 지하 4층 지상 3층의 규모로 마련되어 있다.

■ 일본의 로스쿨은 어떠한가?

일본의 경우 현재 74개의 대학이 로스쿨을 인가한 상태로 지방대학의 로스쿨 분포가 우리나라 보다 넓다. 인가한 대학의 수가 많아 현재 대학별 20%대의 저조한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넓은 지역범위에 걸쳐 지방출신인재를 육성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교토대학 로스쿨은 지난 2009년 입학생 200명 중 78명(34%)이 타 대학출신의 합격자였으며 교토대를 졸업한 합격자는 122명(66%)를 차지했다. 타 대학에서 합격한 학생들은 대부분 일본 간사이지방의 대학을 다닌 학생들로 수도권지역과는 먼 대학이다. 올해에는 정원 160명 중 본교졸업생이 101명(64%)을 차지하였고 타 대학을 졸업한 입학생은 59명(36%)이었다. 2009년에 비해 타 대학을 졸업한 입학생들이 2% 늘었으며 수도권인 도쿄대 졸업생이 5명으로 3%를 차지했지만 우리 대학에 비해 작은 수치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지방로스쿨에 수도권대학출신의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는 적다. 일부 대학에서 수도권 비중이 높은 곳은 있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는 것. 교토대 타카야마 교수는 “전남대학교가 수도권 학생들의 비율이 많은 것처럼 치바대의 경우 도쿄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로스쿨정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한국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등록률과 중도포기자 문제도 심각하지 않다. 교토대 로스쿨 타카야마 교수는 “소수의 학생들이 등록포기 및 중도포기를 하여 교토대는 정원 미달로 인한 고민이 적다”며 “우리 대학 로스쿨에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법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어서 중도포기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등록률에 경우에도 로스쿨의 재학 중 제한 없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의 취업 후 상환대출과 같은 체제로 이루어 지나 가계곤란 학생이나 취업이 되지않는 학생은 전액 무료다”고 말했다.
일본의 지방대학 로스쿨 재학생들도 신사법시험에 통과한 뒤 수도권으로 임용되기를 희망하는 현상은 있고 정부도 골치아프게 인식하고 있긴 하다. 타카야마 교수는 “일본 지방 출신의 신사법시험 합격자들도 모두 수도권으로 가려고 해 지방사법환경에 어려움이 있다”며 “수도권 지역에서 현재 근무하는 인력은 넘치고 지방도시는 인력이 부족함에도 인력이동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만 있을 뿐 정부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인재을 잡기위한 일본지방로스쿨의 노력

타카야마 교수는 “일본 지방대학들은 같은 권역에 위치한 대학끼리 연계하여 지역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규슈지방의 로스쿨에서는 규모가 작은 대학교들이 수업 질을 높이며 지역학생들 끼리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토대의 경우 ‘교토법육성프로젝트’가 조성되어 있어 교토시내의 학교를 중심으로 교토지역법교육의 추진·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관계 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교토지역에 위치한 도시사 대학 법과 대학원과 리츠메이칸 대학 법과 대학원·법학부, 쿄토 지방재판소 등 교토 지역 기관과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다.
규슈지방에서는 ‘큐슈4 대학교육제휴 협의회’를 통해 큐슈·오키나와 법과 대학원과 연계하여 지역 로스쿨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협의회를 결성한 큐슈 대학, 쿠마모토 대학, 카고시마 대학, 류큐 대학의 사이에 원격시스템 교육 제휴 과목을 개강하고 있으며 후쿠오카현 내 4개의 법과 대학원의 사이에서도 상호적인 교육 제휴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후쿠오카현 변호사회의 협력을 얻어 여러가지 실무 관련 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법화 사회의 형성에 기여하며 큐슈 전역 법률 실무가의 배출하기 위해 큐슈·오키나와 지역의 법과 대학원이나 변호사회와 제휴하는 것과 동시에, 공익적인 변호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학생들은 지역에 위치한 여러 대학과 교류를 하며 지역사법기관을 접할 수 있어 지역사법환경에 대해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지역과의 연계를 통하여 학생들에게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리고 지역의 사법환경에 대해 알게 되어 지역사법시장에 적합한 인재를 만들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앞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이 가야할 길

'지역사회의 법조 전문인력을 키운다'는 지방 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어긋나는 결과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로스쿨제도를 수용한 일본에서도 지방대 로스쿨보다 수도권로스쿨에 희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지방로스쿨에서 지역과 소통을 통해 인재를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수도권으로 돌아선 인재를 잡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로스쿨 정훈 교수는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로스쿨 학생들이 졸업을 한 뒤 우리 지역에서 모두 근무해 지역사법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모두가 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근무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할당제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 로스쿨은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의 방침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첫째, 장학제도 개선을 통해 등록 및 중도포기자를 막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 대학 법학전문대학원(이하·로스쿨)이 등록금 총액 중 15%의 장학금만 지급해 이 전국 25개 로스쿨 중 꼴찌를 기록했다. 올해 건국대 신입생의 경우 장학제도를 통해 입학생의 절반은 등록금 전액 장학생으로, 나머지 50%는 등록금의 반액 장학생으로 지원한다. 이처럼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장학제도를 전면 개선함으로서 등록 및 중도포기자의 문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간의 연계를 통해 지역사법환경의 문제해결과 함께 우리 대학 로스쿨의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
지역사법환경을 위해서 또한 우리대학 로스쿨 재학생들을 위해서 우리 지역의 타 대학 법학과 및 지역사법시스템과 연계하여 우리 대학 로스쿨에 재학하는 학생들의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고 앞으로의 진로방향과 지역사회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야 한다. 우리 대학 로스쿨의 문제가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지역의 전범위에 걸친 문제임을 인식하게 하고 큐슈·오키나와 지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역연계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방대 출신의 로스쿨 합격생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를 정착해야 한다.
무엇보다 본 지역에 대한 환경을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은 본지역출신임을 감안하여 우리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역할당제 또는 혜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지역 로스쿨 졸업자를 양성함으로 인재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우리 대학은 수도권 지역 로스쿨과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는 학습 환경과 뛰어난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대학의 역량에 비해 내외적으로 다소 낮게 평가되고 있다. 우리 대학 로스쿨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일본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개선책에 대해 제시해 보았다. 개선을 통해 우리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 우리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고 정착하게 하여 지역사법환경 개선 및 우리 대학 로스쿨의 어려움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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