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에 교통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학 본부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개선책으로 사고다발지역으로 꼽혀온 용봉탑 주변도로의 노면에 주행방향 표시를 재정비했다. 그렇지만 한달도 되지 않아 이 지역에서만 두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노면 표시 재정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학교 관계자는 이 사고가 과속으로 인한 운전자의 과실이며, 새 노면 표시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도 좋아 노면표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 새로 표시된 주행선을 따라 간이 분리대를 설치하고 사람까지 배치한 것을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모양이다.
아마도 이번 노면표시 공사의 핵심은 운전자에게 각 방향별로 주행선을 명확히 인식시켜 주어 사고를 막겠다는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운전을 해보면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주행선 표시가 명확하게 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것은 용봉탑 로터리의 도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단순한 발상이다. 일반 도로에서 주행선은 운전자가 그 주행선을 따라가기만 하면 특별히 안전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용봉탑과 같은 복잡한 교차로에서 도로표시의 핵심은 주행선 구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양보에 우선권을 두는 방식이어야 한다. 굳이 다른 나라의 사례를 들먹거릴 필요조차 없다. 누구나 용봉탑 근처에 오면 일단 정지를 하고 주변을 살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로 표시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용봉탑 로터리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 구내는 자동차 교행을 위한 장소는 아니다. 캠퍼스 전체의 모든 도로와 도로 표시가 서행과 양보 중심의 설계 위에 있는지를 재검토해 보아야 한다. 더구나 주행선 표시의 명확성만 생각하다 보니 시각적으로도 너무 튀어 우리 대학의 상징인 용봉탑 주변의 경관과도 크게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루 1만 여대의 통행량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다. 모든 정책과 제도의 중심은 편리성과 안전이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매일 2만명이 넘는 구성원들이 생활하는 대학과 캠퍼스에서 안전에 대한 기본철학과 시스템을 처음부터 점검해보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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