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일간지에 ‘신데렐라-온달은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결혼을 인생 최대의 비즈니스라고 기술하면서 요새 여성들은 결혼할 남성에 대한 사랑보다 시댁의 경제적 조건을 더 따진다고 한다. 이야기인즉슨, 고만고만한 일반 직장에 취업한 젊은 남성이 벌어봐야 얼마나 벌어서 서울 같은 도시에서 젊은 나이에 집 한 채 장만할 수 있겠느냐, 그 보다는 부자인 시댁으로부터 물려받는 것이 평생 고생 안하고 훨씬 편하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란다.

우리나라의 결혼 풍속도도 많이 변했다. 유교사상에 젖어 있던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중매를 통한 혼인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런데 광복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정착되고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자유주의와 남녀평등사상이 부상한 근래에는 당사자끼리의 연애를 통한 결혼이 중매결혼 못지않게 성행하였다. 그렇지만 집안의 경제력에서 차이가 큰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서로 사랑하면서도 주위의 반대로 많은 갈등 끝에 헤어지는 과정이 드라마에서도 주 소재가 되었음은 잘 알고 있다. 간혹 이러한 커플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 한다면 우리는 큰 박수를 보내곤 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열린 구조’를 지향한다는 사실에 대한 칭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현실은 지금 우리 사회가 격변기에서 안정기로 접어들면서 개인의 재능과 노력에 의한 계층 상승(주로 경제력 측면)의 가능성이 낮아지니까 결혼 시 배우자감의 ‘가능성’보다는 배우자가 될 사람의 집안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자산’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력이 서로 다른 계층 간의 결혼이 점점 드물어지고 끼리끼리 결혼하는 ‘동질혼’ 추세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 한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임금과 사회보장 제도가 정착되고 대부분 안정된 생활을 한다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혼인 당사자들 사이의 사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혼인이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러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닫힌 구조’의 신 결혼 풍속도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면 우리 같은 보통 남자들은 집안에 재산이 없으면 정말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할 수 없다는 말인가? 돈은 자기 마음대로 벌리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것과도 별로 상관이 없다고 한다. 만일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소득으로는 여자가 원하는 갑부가 될 수 없다면 안 되는 일에 매달리지 마라. 그러한 여자는 자기의 천생연분이 아닐테니까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것이 대부분 보통 사람들의 인생의 목적이라 한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라면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가능한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세상을 사는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남녀의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결혼이 돈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결혼보다는 당사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은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알 수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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