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의 김동애 본부장, ‘한국 비정규교수노조 고려대 분회’ 김영곤 분회장과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에 비정규직 교수로 있는 류승완 씨를 만나 대담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들과 비정규직 강사의 실상에 대해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의 얘기는 교수임용을 둘러싼 대학사회의 비리와 모순을 몸소 터득한 절망과 환멸의 토로였다. 시간강사의 잘못된 현실을 고쳐나가야한다는 것에 대한 진실되고 온전한 마음이 느껴졌다. 한결같은 이들의 기개는 국회 앞 천막농성으로 1000일이 넘게 이어졌다. 그래도 국회는 강사가 대학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임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있다. 그들이 고학력 빈곤층으로 전락했건만 착취는 멈출 줄 모른다.

대학의 임용비리, 논문대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으로 교수가 된 사람이야 소수이겠지만 대학교수가 되려면 억대를 써야 한다는 소문은 허다하다. 학기가 바뀌면 같은 전공 교수사회에서는 어느 대학 누가 얼마를 주고 교수가 되었다는 소문이 공인된 사실처럼 들려오기도 하며 이를 반증하기라도 하듯이 1년에 1명꼴로 시간강사 자살이 일어난다.

또 시간강사들은 교원 자격이 없기 때문에 전임교수와 강사는 업무 및 심리적으로 주종 관계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조선대 서정민 박사의 유서를 통해 확인되었다.

대학의 교수임용 비리와 시간강사 환경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체적으로 전국 대학의 교수임용 실태를 대대적으로 감사해야 한다. 뒷돈 수수가 드러나면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한다.

 대학 측은 물론이고 돈을 건네고 임용된 교수들도 자격을 박탈하는 파면 따위가 아닌 형사적 처벌이 필요하다. 또한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간강사의 강사료를 현실화하고 교원의 지위를 갖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은 강사가 연구자와 교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 대학이 지식사회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다. 그리고 4대 보험의 보장과 대학의 법정 교수 확보율을 높여 전임교수의 정원을 늘리고 시간강사들이 임용될 수 있는 제도로 고쳐야 한다.

 어렵게 공부하여 박사가 되고도 뒷돈을 줘야 대학교수가 될 수 있고, 그럴 돈이 없어 시간강사가 자살하는 사회라면 제대로 된 나라는 아니다. 시간강사 문제,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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