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에 함성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리스 전의 통쾌한 승리, 아르헨티나 전의 참담한 패배 연이어 나이지리아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2002년과는 사뭇 다른 길거리 응원문화를 보면서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응원 도중 먹다 남은 음식물들을 방치한 채로 떠나는 사람들, 나만 잘 보면 된다는 이기적 생각으로 일어서서 보는 사람들, 먼저 몇몇이 수많은 자리를 맞춰 놓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 등 이러한 지나친 행동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길거리 응원문화는 자발적이고 조직적이며, 전국 규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민주적이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길거리응원은 축구가 더 발전되어 있는 다른 나라들과는 사뭇 다른 응원문화로 각인되어 있다. 2002년의 길거리응원은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자랑거리였다. 월드컵 4강신화에 걸맞는 ‘하나됨이 무엇인지’를 넘어 ‘진정한 화합과 소통의 장’을 보여줬었다. 우리나라가 개최국이어서, 승승장구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질서정연했고 뒷정리가 깔끔했는데 2010년의 길거리응원은 그 당시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월드컵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스포츠 이벤트이자, 지구촌의 축제다. 잠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축제를 신명나게 즐기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길거리 응원을 할 시에 지킬 건 지키자. 기본질서 지키기, 경기가 끝난 뒤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된 모습, 지나친 음주와 흡연 삼가기, 소란 피우지 않기 등 나보다 타인을 한 번 더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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