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그날이 다시 왔다. 1980년 오월 그날, ‘12.12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부당하게 장악한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 세력은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무고한 시민 2백 여 명을 무참히 학살하고, 2천 여 명의 시민에게 갖가지 만행으로 상처를 입혔다. 그리고 그날, 광주시민은 부당한 국가 폭력에 대해 무장하여 저항했다. 그날, 우리의 선배, 가족, 시민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우리는 지금 이 수준의 한국사회 정치 민주화를 생활 속에서 나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의 정치적 변화는 그 동안 피로 일궜던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와 인권이 불법과 불통을 무기로 한 이 정권에 의해 다시 짓밟히고 있음을 실증한다. 그런 까닭에 오월이 되면 특별한 가슴앓이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오월 그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시점에 ‘5.18 민중항쟁’의 진원지였던 우리 전남대학교에서 5.18 30주년을 기념하여 준비한 대규모 ‘문화예술제’는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 학생들에게 특별한 역사 학습과 체험의 장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부분의 학생들은 8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오월 그날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상대적으로 지식과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그대, 흩어진 꽃잎을 금남로로’를 주제로 지난 1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학내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예술제’는 교수·학생·대학 지도부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번 ‘문화예술제’는 청년 학생들에게 지난 30년 동안 진행된 한국 민주화 투쟁의 궤적을 성찰하고, 퇴행적인 현실을 더 냉철하게 인식할 수 있는 안목을 넓히는 학습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문화예술제’를 통해 청년학생들이 자본과 부당한 권력이 행사하는 불법과 부정의한 처사에 저항할 수 있는 태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들여 준비한 ‘문화예술제’에 더 많은 청년학생들이 참여하고 연대하여 오월 그날의 정신이 상생의 공동체 건설에 진정으로 계승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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