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중추’와 ‘자성’이 떠오른다.

“5‧18 30주년을 맞아 광주와 우리 대학이 5‧18의 참의미와 정신의 계승, 진상규명을 위해 그동안 중추적 역할을 해왔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 대학은 5‧18의 진원지였고 광주는 5‧18이 갖는 ‘민주, 인권, 평화, 정의’ 등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위 질문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수 있는지 자성해봐야 할 시점이다. 물론 5월 단체나 부상자회, 5‧18연구소, 지식인 등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5‧18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정치인들, 단편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들, 광주의 현 실태, 왜곡된 시각 등을 보면 ‘아니다’고 답하는 것이 가깝다고 생각한다.

1980년 5월의 광주는 공동체 안에서 연대와 나눔을 실천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 광주엔 모두가 ‘하나 되는’ 공동체의 모습이 있는지 궁금하다. 광주의 공권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가? 진정 약한 자들을 중심에 둔 행정을 펴고 있는가? 예컨대 ‘장애인 이동권, 이것만큼은 최고다’라든가 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천국이다’라는 등의 입지를 굳혔다면 광주는 민주·인권·평화도시로 자리매김 됐을 것이다.

또 우리 대학을 돌아보면 어떤가.  관심 없는 사람들은 5·18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어떤 사건인지 개요조차 모른다. 학생들 대부분이 잘 모르고 알아도 그저 피상적일 뿐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해가 거듭할수록 역사는 희미해져간다. 30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은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는 물론이고, 경험했던 세대에게도 역사의 뒤안길로 놓아버릴 수 있는 시점이다. 또 요즘 이렇게 퇴색되어 가는 의미 속에서 5‧18을 제대로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전남대 구성원’들 만큼은 자성해보자. 30주년은 전환점이자 5‧18의 또 다른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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