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를 100명으로 간주한다면? 대학생은 몇 명일까? 1명 내지 2명이란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를 100명으로 간주하면 대학생은 마치 3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신입생들에게 대학에 왜 왔느냐고 물어보았다. “주변에서 남들이 다 가는데 저만 안 갈수는 없잖아요”부터 “대학 졸업 후 좋은 직장을 얻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요”까지 답변은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종합해보니 공통된 의견은 하나였다. 좋은 대학에 갈수록 출세할 확률이 높아질 것 같다는 것.

대학 교육이 아직도 출세를 위한 발판으로 의식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알아준다는 대학, 확실한 직장이 보장될 것 같은 학과만 진학하고자 하는 세태가 조금은 안타깝다. 진정 대학교육이 개인의 출세를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런 일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많은 학생들이 소위 알아준다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뚜렷하지 못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스펙을 쌓기 위해 뭐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하는 조급증에 걸려 보인다.

인턴으로 작은 회사에 들어가거나, 이도 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 없이 막연히 대학원에 진학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실력보다 출신이나 학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가 남아 있다. 학벌이 안 좋으면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한 번 실패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환경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렇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것만을 탓할 수는 없다.

전남대인들은 출세란 ‘부와 명예, 사회환경을 떠나 정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살맛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또 어느 누군가가 대학에 왜 왔냐고 묻거든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의식과 확고한 답변을 하길 바란다. 천편일률적이고 식상한 답변 말고 독창적이고 나만이 대답할 수 있는 답변. 문득 어느 한 학생이 한 구수한 전라도사투리가 섞여 있던 답변이 떠오른다.

“근께 대학에 와서 나를 한 번 바꿔볼라고 왔제, 내가 허벌라게 원하는 걸 찾아가꼬 ‘나’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지켜보드라고”.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당신은 대학에 왜 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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