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KBS 노조와의 갈등으로 시끄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인규 씨를 KBS 신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화근이 됐기 때문이다.
KBS 노조 등이 김인규 사장 임명을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인규 씨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의 언론, 방송 특별보좌역으로 일하며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런 경력 때문에 KBS가 공영 방송으로써 공공성을 지켜내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여 정부 시절 KBS 사장으로 내정된 서동구 씨를 코드인사라고 반대해서 그가 탈락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똑같은 절차를 거치는 김인규 씨를 옹호하고 있다. 결국 내정 절차와 상관없이 자기 정당에 이로운 자들만 인사하겠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정당, 국회, 국회의원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고 더 나아가서 자라나는 2세, 국민은 고사하고 젊은이들, 특히 우리 대학생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과 교훈을 갖게 한다.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이 권력에 굴종하여 사는 모습들이 올바른 길인 듯 순응하며 살까 매우 두렵다.
또 최근 미디어법 논란 때문에 민주주의 기본 질서가 흐트러져 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우리 모두의 민주의식도 점점 옅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만일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결국 우리는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자발적 복종하는 자들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개탄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 대학 최초로 여성 후보자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어 실로 반갑기 그지없다.
이번 계기로 새롭게 도약하는 총학이 되길 바라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변화하는 총학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부패한 권력에 맞서며, 권력에 굴종하는 비상식적인 사고들이 난무하는 대학이 되지 않게 투쟁을 권고한다. 어영부영 권력에 굴종하는 자, 민주적 질서를 파괴하는 자들을 그대로 지켜본다면, 당대의 학생들 또한 역사에 불필요하고 쓸모없던 자로 기억 되고 말 것이다. 권력에 굴종하여 순치된 어용학생으로 부끄럽게 살아 갈 것인가. 이미 우리는 서서히 죽어 가고 있지만 인내와 침묵을 깨뜨리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우리들 모두가 역사 앞에 당당하고 진정성 있는 자들이 될 수 있길 바라며 그 앞에 총학생회가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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