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수년전의 일이다. 우리나라 연안해역에서 해양오염이 매우 심할 것으로 예견되는 해역 중 하나인 울산, 온산 앞바다 해양조사를 하기 위해 온산 공단을 지나간 적이 있다. 그 때 깜짝 놀랐던 일이 승용차로 공장 하나하나를 지나칠 때마다 매캐한, 쌉싸름한, 시큼털털한, 종류도 다양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이었다. 과연 이런 냄새를 맡으면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 도무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다행히 공단 인근 주민들은 그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으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간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그렇게 소리 높여 외쳐도 그 말을 들을 때만 고개를 한번 끄덕일 뿐이고, 우리는 무신경하게 지내왔다.
우리 사람이, 그리고 지구상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기와 물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산을 찾아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자.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가 나고, 해로운 유해가스가 가득 차있는 공기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옛날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냥 두 손으로 떠서 후루룩 들이켰는데, 이제는 수돗물도 불안하여 생수를 사서 마지고 있는 우리 형편을 한번 생각해보자. 코를 대기 어려울 만큼 악취가 나고, 해로운 유해물질이 가득 차 있는 물로 뒤덮혀 있는 환경에서 살아간다고 한번 상상해 보자. 과연 살 수 있을까?
맑은 공기를 마시며 등산하다가 마주치는 조그만 옹달샘, 이름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반가운 산사의 약수, 매일 새벽 집주변의 산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한 후 마시는 약수터의 물. 이제는 이들 마저 오염이 되어 마음놓고 마실 수 조차 없다.
생활의 편리성과 편의성만을 추구하다보니 어느새 자연은 회복이 어려울 만큼 황폐해져 가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일컬어져 온 아마존의 밀림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다. 지금은 없으면 오히려 생활이 불편한 것으로 여겨지는 일회용 종이컵과 같은 생활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이 불러온 결과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권리는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오히려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냥 주변에 당연히 있는 것으로만 여겨 온 물과 공기. 이제는 우리가 나서서 이들을 지켜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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