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제도는 과거에는 웨스턴 문화와 역사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었으나 21세기에 이르러 전지구적 인식공동체의 구심체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유럽의 대학은 수백년 역사의 상아탑 제도로서 오늘까지 유지해 왔다. 역사적으로 훨씬 젊은 한국의 대학은 서구와 비교할 시 지극히 하찮은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대학은 해방이후의 현대사 전개와 부침을 공유하였으며 이 기간에 세계 어느 대학에 못지않은 숨 가쁜 발전의 궤적을 달려왔으며 어언 2012년에는 사람의 환갑에 해당하는 60년 기념일을 맞이한다. 경이롭지 않은가?
대학당국이 김동수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하여 우리 대학 60년사를 편찬하려는 처사는 일류대학다운 정책지향과 비전을 담고 있다고 본다. 다사다난했던 대학의 지난 역사 즉 과거의 영광과 과오를 회고/성찰함으로서 그간 여러 변화와 발전을 추동하였던 숱한 인적 및 물적 요소들을 더욱 명확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30년사와 50년사를 편찬한 경험이 있기에 금번 조치는 또 다른 과잉투자가 아닌가하는 오해도 생길 수 있다. 이에 60년사는 형식과 내용에서 훨씬 진일보한 편찬으로 거듭나야 될 것이다.
즉 지리인구학적인 통계와 변화의 정리에 치우치는 지루한 접근양식에서 탈피하여 관련된 인물들의 생생한 기억을 되살리는 스토리텔링과 현장중심적인 접근으로 편찬 포커스를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여러 변화상을 당대의 시대상황적 인과성에 맞추어 조망함으로써 사회와 대학과의 연결과 이의 구성주의적 다이나믹스를 더욱 명확하게 재정리해야 될 것이다.
한편으로 부제로 설정된 ‘회고와 성찰’이 과도한 과거편향이 아닌지 의문해 본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발전의 기틀을 삼자는 편찬의지가 깊이 배인 타이틀이지만 성찰은 과거의 오류를 이미 전제하는 편집 뉘앙스를 담고 있다.
60년사 부제를 차제에 ‘회고와 전망’으로 고쳐서 더욱 미래지향적 행사와 기록정리로 빛날 60년 기념일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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