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주관으로 열리는 ‘2009 용봉대동풀이’가 오는 23일(수)부터 25일(금)까지 3일 동안 캠퍼스 전역에서 열린다. ‘대동풀이’는 함께하는 대동의 세상을 꿈꾸며, 대학인의 현실 인식, 호기심, 상상력이 결합되어 신명나는 지적 · 문화적 놀이판을 함께 만들어내는 전남대학교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주중 3일 동안 열리는 ‘대동풀이’에 참여 예상 인원은 학생, 교직원, 시민을 포함하여 약 3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1억1천만원 정도라고 한다. 정규 학사 일정 중에 실시되며,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와 기성회비가 사업 추진을 위한 주된 비용이다 보니 ‘대동풀이’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기대는 언제나 높았지만, 그 동안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기획한 ‘대동풀이’가 그들의 기획 의도대로 더 나은 공동체를 꿈꾸며, 대학인이 축적하고 있는 지적· 문화적 자산을 함께 공유하는 신명나는 축제의 ‘놀이판’으로 진화하고 있는가?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용봉대동풀이를 경험하거나 지켜본 이들의 지적은 그렇지 않다.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연예인 초청, 대형 스피커를 통해 캠퍼스에 울려 퍼지는 소음, 술을 팔고 먹는 데만 축제 기간을 소진하는 주막 운영, 우연한 이익을 조장하는 사행성 게임의 난무 등이 그 예이다(전대신문 9월 7일 7면 참고). 대동풀이의 기획의도와 어긋나는 이런 행사들은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이 공들여 준비한 학술기획과 특별한 문화기획이 가질 수 있는 성과의 빛을 바래게 한다.
이제는 ‘왜, 대동풀이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노출된 문제 개선을 위한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성찰과 용기는 총학생회로 하여금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09 용봉대동풀이를 더 알차게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학생들이 지닌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많은 수가 함께 모이는 데만 관심을 갖기 보다는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의제를 다양화하고, 각 단과대학, 학과, 동아리의 특성을 존중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했는지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의 주체적인 참여도 가능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공유의 폭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지난 주 전대신문에서 지적한 사항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미 프로그램이 짜져 있다고는 하지만, 총학생회가 조금만 더 생각하면,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작년과는 다른 대동풀이, 전남대학교의 전통, 현실, 미래를 보여주는 대동의 축제가 가능할 것도 같다. 많은 이들이 머리 속으로 상상하는 이상적인 대학 축제, 그 아름다운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대동풀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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