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란 정당성을 지닌 명령에 자발적으로 복종케 하는 권력의 한 형태이다. 자발적 복종은 설득 때문이거나, 불복종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권위가 지닌 정당성으로 인해 생겨난다. 이러한 차원에서 권위는 위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권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고 꼬마들이 뒤따라 다니는 골목대장, 스포츠 스타 등도 그러하다.
사회적 지위가 인정되어 공적·인위적 권위를 갖고 있는 집단도 있다. 경찰의 경우 권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위를 지닌 집단들이 아래로부터 자발적 복종을 강요하고 월권을 행사했을 시 아래로부터의 권위를 잃게 된다.
지난 쌍용자동차 사태 당시 점거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 진압이 논란의 기조에 있었다. 맞으면 그대로 쓰러질 정도의 충격을 지닌 방패와 경찰봉, 총 모양의 다목적 발사기, 발암물질이 섞인 최루액 등을 사용하며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마치 80년 광주 민중 항쟁을 연상시키는 경찰의 이러한 모습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결국 경찰은 스스로의 권위를 포기했고 현 정부 역시 국민들로부터 점차 신뢰를 잃어가고만 있다.
최근에 우리 대학 의대교수 성접대 사건도 잘못된 권위를 행사해서 일어난 사례다.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자신의 성매매 비용 상납과 잦은 회식비 부담을 강요한 것이 진상조사 결과이다. 이같은 사건은 교수 개인의 도덕적 문제와 더불어 교수 직책을 이용한 무분별한 권력을 남용해 일어난 일이라 볼 수 있다. 유익함을 추구하는 일은 오로지 도덕적인 선을 추구함에 있어야 할 교수가 본인의 권력을 부정한 곳에 행사하고 스스로를 욕망의 노예로 전락시키고만 이번 사건은 학교 측이 엄중한 잣대를 드리워 징계처리 해야 될 것이다. 권력을 지닌 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 진정한 권위를 지닌 자들이 메말라가고 마는 안타까운 이 현실에 개탄스러운 한숨만이 절로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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