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본능적으로 인터넷 실시간 뉴스를 보던 참이었다. 포털 메인을 가득 채운 한 사진이 나의 시선을 머물게 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자르며 눈물을 떨구던 한 여대생. 잘려나간 머리카락이 나뒹굴던 거리에서 ‘등록금 인하’를 외치며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 강제연행되는 학생들. 무표정한 얼굴로 현장을 처리하던 전경과 경찰들. 그리고 사진 속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던 우리 용봉인들의 그늘진 얼굴… 이제 등록금 투쟁 철은 옛말이 됐다. 마치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을 치러내듯 등록금 투쟁은 등록금 납부 시기인 2~3월 즈음 언론을 뜨겁게 달구곤 했다. 하지만 중간고사까지 치러낸 5월 초 현재, 투쟁은 제철이 따로 없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한 철에 머물고 마는 반짝투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방안 촉구가 요구되는 사안으로 ‘업데이트’된 셈이다. 가정경제는 물론 한 인생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이 무시무시한 ‘등록금 폭탄’을 제거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이자 ‘요구’인 이 등록금 인하 투쟁이 왜 언론을 뒤흔들어야 하는가? 얼마나 더 많은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고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저항해야 이 메아리 없는 외침은 끝이 날 것인가? 지난 1일 노동절. 전국 곳곳은 또다시 ‘▲고용안정 보장 ▲한미FTA 비준 중단 등 농업회생정책 시행 ▲반값 등록금 실현 ▲MB악법 즉각 폐기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주장하며 집회의 물결을 이루었다. 내가 살고 이 대한민국이 진정 민주국가인 것일까? 자꾸만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게 만드는 이 정부를 하루 빨리 ‘졸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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