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끓는 청춘의 열정과 희망으로 온 세상을 발끝으로 누비겠다’, ‘다시 뛰자 대한민국’, ‘포기없는 젊음’…. 한 해의 허리를 지나 여름방학이 시작될 즈음, 캠퍼스 곳곳에서 눈에 띄는 포스터들의 슬로건이다. 눈치가 빠른 이라면 이미 짐작했을 것이다. 바로 ‘국토대장정’. 매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진풍경이다. 매미가 우는 여름이 되면 수많은 기업과 단체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국토대장정을 실시한다. 도전하는 이들은 배낭하나에 주체하지 못하는 젊음을 담아 들춰메고 야무진 포부하나로 덤벼든다.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땡볕아래에서 발이 까이고 발톱이 빠지는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완주점 하나만을 떠올리며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청춘들. 이 모든 것은 ‘젊음’하나로 설명될 수 있다. 용봉골이 낳은 인재중에도 젊지 않지만 젊은 이들이 이 세상이 더욱 젊어지길 바라며 한걸음 한걸음마다 희망을 남긴다. 젊음의 흔적을 남기기 위함도, 스스로에 대한 도전도 아닌 ‘통일’을 위해 아름다운 발걸음을 옮기는 정찬열 동문. 얼마 전 정 동문의 소식을 접하고나서 문득 제작년 여름이 떠올랐다. 이는 잊고 있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의 저편으로 나를 불러세웠다. 무언가에 무섭게 집착하며 이를 악물고 버텨낼 수 있는 ‘악’을 발휘했던 젊음의 순간들. 편린일지라도 나 역시 배낭하나에 온몸을 용감함으로 무장하고 발걸음을 뗐던 순간이 있었다. 수 없이 ‘포기’라는 단어가 나를 감싸와도 묵묵히 견뎌내던 소중한 기억들이다. 하지만 버텨내기 힘든 현실에 쉽게 순응하고 쉽게 굴복하는 지금의 나 자신을 바라보며 그때의 용감무쌍한 나는 어느 별로 사라졌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혹 용봉인들도 가슴 속에 사라진 불씨 한 점 때문에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건 아닌지? 그대에겐 야망과 꿈이 있다. 절대 놓칠 수도, 놓쳐서도 안되는 소중한 재산이다. 어느덧 코 앞으로 닥친 중간고사. 그대들이 전력을 다해 도전해 볼만하지 않은가? 펼쳐든 책장에 꿈을 새기며 다시 한번 달려나가보자. 야밤의 백도는 언제든 그대를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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