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1%의 조각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로 타인을 향해 내미는 따뜻한 손과 웃음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그 생각은 내가 삶을 마무리 하는 순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2008년 겨울방학은 나에게 많은 것들을 선사해주었다. 이것저것 일을 벌이다 보니 방학 때만 5개 이상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하게 되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중에도 가슴 따스하고 기억에 남는 나의 2008년 겨울방학을 가득 채운 1%의 조각은 바로 천가영이라는 5살 작은 아동이었다.

Make A Wish라는 재단을 통해서 위시메이커가 된 1월의 첫째주의 어느날 나의 손에는 작은 프린트물에 가득 적힌 곳에서 나는 가영이가 앓고 있는 병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만성 장폐색증· 처음 들어본 병명이었다. 우리 프로그램이 난치병 아이의 소원을 이뤄주는 행사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혈병 환우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많은 난치병 아이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봉사활동이 그저 G마켓에서 후원해줘서 돈이 많은 행사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소원들은 대부분 고가의 경우가 많거나 스타를 보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솔직히 나도 부러워지긴 했었다.

재단을 통해 들은 정보를 가지고 1월 20일 우리는 가영이를 만나러 갔다. 처음 본 가영이는 너무 아름다운 외모에 눈이 멀어 버릴 것 같았다. 정말 순정만화 주인공의 눈 크기와 도도하면서도 새침한 모습이 만약 유치원 다녔으면 남자 여럿 울렸을 외모였다. 하지만 내 눈에 들어온 건 가영이의 코에 연결된 호스 그곳을 통해서 노폐물을 뺀다고 들었는데 마침 우리가 간 날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배가 아프다고 하는 모습이 계속 맘에 걸렸다. 웃지도 않았고 대답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하는 모습에, 앞으로 우리가 최소 4회를 방문하고 위시데이를 통해서 가영이가 원하는 노트북을 선사해줘야 하는데 앞날이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것도 기우였다. 한 번, 두 번 갈수록 가영이는 우리에게 웃음이고 기쁨이었다. 씽긋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주위를 행복하게 해주는 우리 가영이 때문에 항상 만나러 가는 시간이 두근거렸다. 봉사를 끝내고 나오는 순간에는 따뜻한 웃음을 지어주게 했다. 아프다는 것만으로도 힘들텐데 꿋꿋하게 견디는 가영이의 모습에서 지금 불평만 늘어놓는 나의 모습도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월 24일 위시데이가 되었다


그날은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고 마술공연에 가영이가 누구보다 잘하는 퍼즐 맞추기 대회도 하고 가족과 위시메이커가 모두 모여서 가영이의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을 같이 보냈다. 위시데이에 지난 방문보다 더 환한 미소와 좋은 컨디션으로 내내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던 가영이, 사실 나는 방학 동안 천사를 만났고 그 천사를 둘러싼 정말 따스한 사람들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누구보다 더 가슴 떨리는 이 Make A Wish 재단의 난치병 환우를 위한 소원 이뤄주기 행사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나의 1%의 조각 바로 겨울 방학을 가득 채웠던 가영이의 미소를 여러분에게 선사하고 싶다. 
                                                                                                                                             김현우(중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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