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목을 끄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아는가? 주인공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만 흘러, 팔순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신생아의 몸으로 세상을 떠난다. 늘어만 가는 주름에 한숨지으며 회춘을 꿈꾸는 이들에겐 이러한 삶이 꿈만 같겠지만 비단 이것은 꿈이 아니다.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거꾸로 시간이 흐르는 사람은 벤자민버튼 뿐만이 아니다. MB의 시간 역시 거꾸로 간다. 요즘 흘러나오는 뉴스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는 지금이 80년대 독재정권시대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지경이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에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해 그 본질을 흔드는가 하면, 사법부와 손잡고 촛불시위 재판건을 소모적 논쟁으로 치부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현 정부에 쓴 소리를 뱉은 네티즌이 구속되기도 했으며 갑작스런 인권위 축소로 스스로 인권국가임을 포기했다. 이 파행들은 국제적인 ‘망신’이 돼 국가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 정말이지 그의 시간은 20년전으로 회귀해버린 것이 아닐까? 피로 쓴 민주화의 역사를 후퇴시키고 또 다시 민주화의 바람을 일게 하는 그가 진정한 인권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알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어쩌면 이 용봉골이 또 다시 민주화를 부르짖다 피로 얼룩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시국에 나는 그저 자판만 두드리며 현실을 개탄할 수 밖에 없다. 시인 윤동주는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진 것이 부끄럽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 역시 부끄러운 마음에 그만 내려놓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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